[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4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 북한의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담배를 손에 들고 딸 주애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3.04.14.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장 부부장을 견제하고 그의 존재감을 억누르기 위해 자신의 딸인 김주애를 공개 석상에 자주 노출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2일 보도된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김정은 정권하에서 탈북한 북한 전직 고위 관리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고 전 부원장은 작년 11월 이후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과 함께 공개석상에 자주 등장한 이후 김여정이 항상 중심에 위치해 있는 김정은 부녀로부터 멀리 떨어져 끝에 서 있는 모습이 여러번 포착돼 언론에 보도된 점에 주목했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 언론 보도에 우연은 없으며, 김주애가 김정은과 함께 항상 중앙에 위치해 있고 김여정은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모습이 의도적인 구도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체육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빨간원)은 뒷줄에서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고 전 부원장은 김정은이 여동생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부드러운 인상을 줄 수 있는 딸을 내세워 김여정을 본래의 역할인 한국과 미국 대응 등 대외정책에 집중하도록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고 전 부원장은 김정은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딸 김주애가 아니라 아직 공개 석상에 공식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아들을 꼽았다.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 사이에는 딸 김주애 이외에도 2010년생 장남과 2017년생 차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부원장은 “북한에서 여성이 영속적으로 최고지도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부계 혈통주의가 뿌리깊으며, 정권 내 여성이 권력 분쟁에 뛰어드는 데 대한 거부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고 전 부원장은 김정은의 두 아들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김정은의 세 자녀들은 스위스에서 유학한 김정은과 달리 해외로 유학을 가지 않고 평양에서 각 분야에서 뛰어난 교수진으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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