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빈 방미 뒤 미국에 남아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
바이오 '제2의 반도체' 육성 토대
북미 판매법인 점검과 임직원 격려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협력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제2의 반도체 신화' 구현에 박차를 가했다. 이 회장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바이오 산업을 키우고,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려는 행보에 본격 나섰다는 분석이다. 제약사 미팅 뒤에는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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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토대 마련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제2의 반도체 신화' 구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에 동행했던 이 회장은, 일정을 마친 뒤 미국에 남아 바이오 산업부터 직접 챙긴 것이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각각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의 주요 고객인 J&J는 창립 140여년의 역사를 가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티어 바이오 제약사다. 삼성과는 2016년 양사 간 최고경영진 미팅 이후 CDMO 계약을 체결하고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 CEO는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해 양사간 최고 경영진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플래그십사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서 삼성과 mRNA백신 생산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 위기 극복에 함께 기여했다. 양사는 유망 바이오 벤처 발굴과 육성에도 함께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평소 '청소년 교육' 중심의 사회공헌(CSR)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이 회장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삼성에 매각했지만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지역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현재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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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글로벌 네트워크' 빛났다
이재용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함으로써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 산업은 생산 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 바이오 사업이 빅파마들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사와 미팅 뒤에는 북미 판매법인으로 발길을 돌려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며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2010년 바이오·제약을 회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11년), 삼성바이오에피스(2012년)를 설립해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왔다.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자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지속적인 투자 및 생산 기술·역량 고도화, R&D 역량 내재화를 통한 '바이오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교적 짧은 사업 기간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이를 통한 미래 성장산업 선점 △압도적인 제조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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