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파이낸셜뉴스] 올해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재로 미국 등지에서 원유 및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장거리 운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트레이드윈즈는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회복되면서 올해가 VLCC의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시그널 마리타임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유럽의 탈러시아 행보로 미국산 석유를 대량 수입하는 것으로 교역 항로가 바뀌면서 올해 VLCC의 시장 점유율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VLCC는 20만~32만t의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을 의미한다.
VLCC가 선호되는 이유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유류 운송 노선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주요 원유 수출국이었던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면서 더 긴 항로를 거쳐야 하는 미국 걸프 지역, 중동에서 원유 수입을 늘렸다. 원유의 수송이 장거리일수록 한꺼번에 많은 양을 실어 나르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적재용량이 큰 유조선이 선호된다.
실제로 VLCC는 올 1·4분기 미국-유럽항로 점유율 39.2%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 점유율이 7.1%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빠르게 증가했다.
VLCC 선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VLCC 한 척당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1억2200만달러로 전달 대비 200만달러 상승했다. 작년 동기 가격이 9300만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31.18% 증가한 수치다. 건조된지 5년이 지난 중고 VLCC의 가격도 올해 초 1억달러를 돌파해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업계는 앞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 수요가 늘면서 더 많은 유조선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유조선 선박 발주가 많지 않았다는 점도 유조선 시황에 긍정적 요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원유운반선은 91척, 석유제품운반선은 69척이 발주됐다. 이는 전년 원유운반선 발주량(210척), 석유제품운반선(102척)에 비해 상당폭 줄어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가 아닌 중동, 미국에서 수입을 늘리면 거리가 더 멀어져 전보다 더 많은 선박이 필요하다"며 "대형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수요도 상당하기에 유조선 업황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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