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00mm 웨이퍼.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PC, 모바일 등 제품 수요의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4분기~3·4분기 중 반도체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진의 늪'에 빠진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면 우리나라 수출개선의 물꼬가 트이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KDI는 10일 '최근 반도체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현안분석에서 반도체경기가 올해 2·4분기~3·4분기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의 교체 주기가 각각 4~5년, 2~3년임을 감안하면, 최근 반도체경기는 저점에 근접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컴퓨터 수요는 2015년과 2019년에 저점을 형성했다. 이에따라 2023년 초중반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모바일 기기 수요도 2020년 3·4분기 이후 급증했다는 점에서 2023년 2·4분기~3·4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근래 서버와 모바일 기기 교체 주기가 다소 길어졌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조가람 KDI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4월초 인위적 감산을 본격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반도체 생산구조상 감산을 시작하면 실질적으로 나타날 때까지 3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그것을 감안한 값이 2·4분기에서 3·4분기 때 쯤 저점이 형성이 된다고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경기 순환에서 반도체 재고가 정점에 이른 3~6개월 이후 반도체생산이 저점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최근 재고 감소는 2·4~3/4분기 중 생산 저점이 형성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나라 핵심산업인 반도체 위축으로 수출부진,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2023년 1·4분기 반도체 수출(금액)은 전년동기대비 40.0% 감소해 전체 수출금액 감소(-12.6%)의 62.7% 수준인 7.9%포인트 하락에 기여했다. 1·4분기 반도체 수출가격 하락폭(-32.2%)이 확대되면서 수출물량(-11.0%)도 감소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가격 변동성이 큰 메모리반도체 의존도가 높은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은 시스템 부문 대비 규모는 3분의 1 정도지만 가격 변동성이 커 최근 반도체경기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메모리의 가격상승률 변동성(표준편차)은 27.7%p로 시스템(6.1%p)의 약 4.5배다. 메모리반도체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어서 가격 변동이 매우 크고,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주문생산 중심으로 생산기간이 길고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
KDI는 2022년 기준 반도체 수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7.6%로 추정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의 10% 감소는 국내총생산(GDP)을 0.78% 감소시킨다고 분석했다.
반도체가격의 20% 하락은 국내총생산을 0.15% 감소시킨다.
반도체 수출물량의 감소는 민간소비와 투자에도 부정적이다. 반도체가격이 20% 하락할 경우 민간소비 위축으로 GDP가 0.15%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KDI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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