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에 분실폰 찾으러 온 남자 안절부절
눈치챈 경찰관, 집에 태워다주겠다며 동행
집 수색했더니, 쌀포대에 마약 주사기 가득
지난달 29일 서울 광진구 중곡2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분실 휴대전화에서 나온 흰색 가루가 담긴 봉지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경찰청 유튜브 채널
[파이낸셜뉴스] 한 남성이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으러 파출소를 찾았다가 검거됐다. 휴대전화 케이스에 마약을 숨겨뒀다가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지난 18일 대한민국 경찰청 유튜브에는 ‘내 폰 당장 내놔~급했던 분실자의 속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9일 서울 광진구 중곡2파출소 폐쇄회로(CC)TV를 통해 촬영됐다.
영상을 보면 한 경찰관이 습득한 분실 휴대전화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 휴대전화 케이스를 열었다가 흰색 가루가 담긴 봉지를 발견했다.
이 경찰관은 해당 물품을 마약으로 의심하고, 진짜 마약이 맞는지 관할 경찰서 강력팀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달 29일 휴대전화를 분실한 남성이 서울 광진구 중곡2파출소를 찾아와 자신의 휴대전화를 달라고 하는 모습 / 경찰청 유튜브 채널 캡처
얼마 뒤 휴대전화 주인 A씨가 파출소로 들어왔다. A씨는 손을 앞으로 내밀며 “빨리 휴대전화를 달라”라며 경찰관들을 재촉했다.
경찰관들은 “본인 확인 및 서류 작성 등을 해야 한다. 습득물 반환 과정이 복잡하다”라며 시간을 끌었다.
그러자 A씨는 무언가에 쫓기는 듯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몸이 좋지 않아 집에 가서 빨리 약을 먹어야 한다”라며 재차 휴대전화를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그냥 집에 가겠다”라며 파출소 문쪽으로 발을 돌렸다.
이에 파출소 직원들은 “집에 데려다주겠다”라며 A씨를 경찰차에 태웠다. A씨는 잠시 주저하다가 차에 탔다.
A씨를 태운 차량이 파출소를 떠난 지 얼마 안 돼 강력팀 직원들이 파출소에 도착했고, 이들은 흰색 가루의 정체가 마약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경찰은 즉각 A씨 검거를 위해 집을 수색했고, 쌀 포대 안에서 마약 투약에 사용하는 주사기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마약 전과자였다. A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씨는 오랜 시간 마약을 끊지 못하고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댔던 것”이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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