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액체수소연료 기반 레이싱카 출전 테스트
혼다, GM과 2024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목표
현대차, 수소 조직 축소했지만, 개발 지속
수소 시대 개막에 대비, 기술 선점 차원
도요타의 액체수소연료전지 레이싱카. 도요타 홈페이지 캡쳐
[파이낸셜뉴스]
#1. 오는 26~28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24시간 내구레이스'에 도요타의 액체 수소 엔진 차량이 처음 출전한다. 도요타는 이번 레이싱 대회를 통해 기체에 비해 항속거리가 긴 액체 수소 엔진을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엔진 기술이 한 단계 격상됨은 물론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첫 출전을 앞두고 테스트 중 화재가 난 바 있어 이번 도전이 성공할 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2. BMW는 지난해 12월부터 독일 뮌헨에서 'iX5 하이드로젠'을 소규모로 시범 생산했다. 올해는 약 100여대를 가지고 전 세계에서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혼다는 지난 2월 GM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2024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수소차 기술 개발을 놓고, 치열하게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 대세론에 밀려 나날이 존재감을 잃고 있는 수소차에 완성차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성 없는데, 명맥 이어가는 이유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수소충전소에서 직원이 수소차를 충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보다 한 발 앞서 친환경차로 먼저 주목을 받았던 전 세계 수소차 판매 시장은 사실상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내연기관차 만큼의 기술 고도화도 과제이지만, 당장 수소차를 사도 충전할 곳이 없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가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이다. 시장 상황은 수년 째 정체 상황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 세계 각국에 신규로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총 3737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세계 전기차 인도량이 270만대였음을 감안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사실상, '시장성 제로'인 셈인데, 완성차들이 수소차 개발에 끊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미래 기술 선점 경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은 수소 공급 등의 문제로 사업성은 떨어지나, 수소 사회에 대한 가능성 만큼은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 구영모 소장은 "수소경제가 열렸을 때에 대비, 시장 추격자보다 선도자가 유리하다는 판단하에,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수소차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연료전지 기술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일단, '숙제를 해놓고 보자'는 판단이 강하다는 것이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차가 함께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꿈의 연료 향한 실험 지속
일본 효고현 고베시 소재 액화수소하역기지. 사진=조은효 기자
현재 일본은 호주에서 채굴한 수소를 액화운반선에 실어, 일본 고베로 가져오는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발전소, 수소연료전지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수소차 판매가 전기차의 6분의 1수준임에도, 지난해 9월 액체수소엔진차 시판팀을 신설하기까지 했다. 야마하, 스즈키, 혼다 일본의 이륜차 4사는 이륜차용 수소엔진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수소차 개발에 가장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현대차는 사실상 전기차 올인 전략 하에 지난해 말 수소차 개발 조직을 일부 축소했으나, 3세대 수소연료전지 양산개발만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BMW·스텔란티스 등 유럽차들도 전기차 개발에 주력함과 동시에 수소차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BMW는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BMW iX5 하이드로젠'을 생산, 지난 3월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현대차 제공.
완성차들의 수소차 개발 노력에도, '꿈의 연료'인 수소 기반 경제가 열리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친환경 그린 수소 확보, 충전 시스템의 구축, 안전성 확보 등이다.
각국, 완성차 업계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대세교체에 주력하고 있어, 수소경제 구축에 주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목할 만한 시점이라는 2025년이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1~2개 차종씩, 수소 상용차, 수소밴, 승용차 등의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수소경제를 항한 '느린 걸음'이 다소 간에 탄력을 받지 않겠냐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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