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홍수 같은 비극 불러올 것"
트레비분수 먹물테러 이어 '진흙 시위'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나 제네라치오네 여성 운동가 두명이 23일(현지시간) 로마 상원 앞에서 반나체로 진흙을 붓고 있다 / 폭스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과격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이탈리아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마지막 세대)’의 여성 활동가들이 이번에는 반나체로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의 활동가 11명은 이날 오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위치한 팔라초 마다마(마다마 궁전) 앞에서 기후 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시위를 벌였다. 마다마 궁전은 이탈리아 상원의 사당으로 사용 중이다.
이날 여성 2명은 상의를 탈의한 채 짧은 반바지만 입고 자신의 몸에 진흙을 쏟아부었다. 다른 9명은 마다마 궁전의 외관과 문 등에 진흙을 부었다.
경찰이 여성들의 팔을 붙잡고 연행하려 하자 이들은 반항하면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활동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학 변화에 주목하라”라고 소리쳤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에밀리아-루마냐주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 등으로 이 지역이 진흙에 덮였다”라며 “우리 모두가 기후 위기와 관련한 극한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증명됐고 이에 대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상 이변이 점점 더 심해지는데, 정부는 기후 위기를 무시하고 있다”라면서 “(홍수와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기후 위기 원인으로 꼽히는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의 공공 보조금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홍수의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 장관협의회가 열린 시간에 맞춰 반나체 진흙 시위를 감행했다.
앞서 지난 16~17일 이틀간 이탈리아의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200∼500㎜의 물 폭탄이 쏟아지며 100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입었다. 20여개의 강이 범람하고 수백건의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3만6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단체의 이 같은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1일에는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 '먹물 테러'를 했으며 이달 초에는 로마 나보나 광장의 피우미 분수를, 지난달엔 로마의 스페인 광장 바르카치아 분수를 검게 물들였다. 또 이달 초에 로마 중심가에서 반나체로 도로 점거 시위를 하기도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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