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기 예측보다 10년 더 빨라져
포스텍 국제연구팀, 네이처 보고서
북극해에서 녹고 있는 빙하/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여름철에 북극해 얼음이 2030년대에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기존 예측보다 10년 앞당겨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빨라진 북극 해빙 소멸로 인해 북극뿐 아니라 전 세계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협약으로 지구온도 1.5도 내로 제한해도 추세 못막아"
7일 포스텍 민승기 교수·김연희 연구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상관없이 2030~2050년 여름철에 북극의 해빙이 소멸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 보고서가 예측한 시기보다 10년 빠른 것이다.
과학자들은 북극해 면적 중 얼음으로 덮인 부분이 전체의 7%(100만㎢) 미만일 경우 '해빙 소멸'로 간주하고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인류가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지구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내로 제한하더라도 이와 같은 추세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북극 해빙땐 한파·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빈번
연구팀은 "해빙이 줄면 세계 곳곳에서 한파와 폭염, 폭우 같은 이상 기후가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 해빙은 최근 수십년간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걸쳐 빠르게 감소해 왔다. 2000년 이후 감소 폭이 더욱 커졌는데, 북극 해빙 감소는 북극 온난화를 더욱 가속하고 탄소 순환을 변화시키는 등 북극 안팎의 인간 사회와 자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북극 해빙 감소는 중위도 지역의 폭염과 가뭄 같은 이상기후 발생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스텍 민승기 교수·김연희 연구교수, 캐나다 환경기후변화청, 독일 함부르크 대학 공동 연구팀이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상관없이 2030-2050년대에 북극에 있는 해빙이 소멸될 수 있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사진은 연구 관련 이미지/사진=포스텍 제공,뉴시스
연구팀은 북극 해빙 감소에 대한 인간의 기여도를 분석하고 향후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1979년부터 2019년까지 41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데이터를 분석해 다중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북극 해빙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확인됐다. 또 북극 해빙에 대한 인간의 영향이 일 년 내내 계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에어로졸과 태양 및 화산활동 같은 자연 요인이 북극 해빙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량 줄여도 2050년에는 소멸
연구팀은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계속되면 오는 2030년 9월 북극 해빙이 모두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에는 북극 해빙이 소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탄소 중립과 무관하게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 시나리오에서는 여름철 북극 해빙이 소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IPCC 제6차 평가 보고서와도 대조되는 것이다.
민승기 교수는 "이 연구에서 북극 해빙 소멸이 IPCC 예측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탄소 배출 저감 정책과 함께 북극 해빙 소멸로 인한 다양한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그 적응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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