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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파이낸셜뉴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재활용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철강사들이 제조 공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폐열'을 사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다만 폐열 재활용 사업이 온실가스 감출 실적을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최근 폐열을 활용한 유리 온실을 만들고 스마트팜 사업을 개시했다. 부산 신평공장에서 철강재를 생산할 때 발생한 열을 회수해 공장 부지 내 마련된 1200평의 유리 온실에 공급해 각종 과일 및 야채를 재배하는 방식이다.
폐열이란 철강업체의 고로, 전로, 전기로 공정 등에서 높은 열이 발생했을 때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열을 의미한다.
한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부생가스 발전을 실시해 폐열을 재활용하고 있다.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회수해 제철소 내에서 전력을 자체 발전하는데 사용해 전력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21년 기준 총 전력 사용량 24492GW 중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체 발전으로 16013GW를 충당한 바 있다.
다만 철강업계는 폐열을 활용해도 제도상 온실가스 감축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애로사항으로 꼽는다. 현행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상 감축 실적을 인정받으려면 기존 시설의 배출량을 기준으로 감축량을 산정하는데, 대한제강의 온실 스마트팜 사업과 같이 신규 건설된 사업장의 경우 실질적인 감축 효과를 산정할 수 없어 적용이 제외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폐열 활용 촉진을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 배출량이 없는 신규 사업의 경우에도 배출권거래제 상 감출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폐열 활용 등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도 필요한데 현재 수소환원제철 등 중장기적 탄소중립 기술에 대한 투자만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폐열 발생의 간헐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폐열은 철강 제조 공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해 철강재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열이 발생하더라도 특정 온도의 열이 일정하게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어 '발생량의 간헐성'이 사업 활용의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철강업계의 폐열 재활용률은 20% 내외 수준으로 상당 부분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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