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8.6세대 OLED 증설 추진 중
케이씨텍·필옵틱스·힘스 등 이미 장비 수주
기업 당 수백억 규모 공급계약 체결
디엠에스·지아이텍 등 추가 수혜 예상
"반도체 등 전방산업 침체에 단비 소식"
지아이텍 충남 아산 본사 전경. 지아이텍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디스플레이가 4조원 규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발주에 나서면서 협력사들 사이에서 수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씨텍, 필옵틱스, 아이씨디, 힘스 등이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각각 수백억원 규모로 장비를 수주했다. 이어 참엔지니어링, 디엠에스, 지아이텍 등 협력사들이 추가로 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투자 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증설에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4조 투자, 케이씨텍 등 장비 협력사들 잇단 수주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오는 2026년부터 아산캠퍼스에서 8.6세대 OLED 기판(마더글라스)을 생산하게 된다. 8.6세대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2290㎜, 2500㎜ 길이 기판 규격을 만든다. 8.6세대 규격은 TV와 모니터, 노트북 등 대형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OLED 생산에 적합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6세대(가로 1500㎜·세로 1850㎜) 규격 OLED 생산에 주력해왔다.
이와 관련, 국내 OLED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8.6세대 공장에 들어갈 장비를 수주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필옵틱스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최근 두 차례 걸쳐 총 822억원 장비를 수주했다. 필옵틱스는 레이저를 이용해 OLED 기판을 절단하는 레이저셀커팅 장비를 비롯 레이저로 OLED 기판과 유리를 분리하는 레이저리프트오프 장비 등에 주력한다.
아이씨디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와 635억원 규모로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씨디는 OLED 기판 위에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건식식각장비(드라이에처) 등을 생산한다. 건식식각장비는 아이씨디가 삼성디스플레이, 인베니아가 LG디스플레이와 각각 긴밀하게 협력한다. 아울러 힘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총 세 차례 걸쳐 316억원 규모로 장비를 수주했다. 힘스는 OLED 핵심인 노광공정에 쓰이는 마스크 장비 등을 생산한다. 힘스는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최근 일본 캐논토키와도 152억원 규모로 마스크 장비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참엔지니어링·디엠에스·지아이텍 등 추가 수혜 전망
케이씨텍은 358억원 규모로 삼성디스플레이와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케이씨텍은 OLED 기판 위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정장비를 비롯해 현상장비, 박리장비 등에 주력한다. 로체시스템즈와 AP시스템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각각 물류이송장비와 레이저응용장비를 250억원, 182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이미 수주한 업체들 외에 추가적으로 장비 공급이 예상되는 업체들도 있다.
참엔지니어링은 OLED 기판 위에 단락을 연결하거나 불필요한 회로를 끊어주는 역할을 하는 레이저 리페어 장비 분야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 중이다. 디엠에스는 OLED 세정장비와 현상장비, 박리장비 등에서 수주가 유력하다.
지아이텍은 OLED 기판 위에 감광액을 입히는 장치인 슬릿노즐 부문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한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OLED 기판 위를 정밀하게 검사하는 측정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 전반에 걸쳐 침체가 이어지면서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실적 역성장 우려가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격적인 OLED 투자에 나선 것은 장비 협력사들에 있어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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