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손된 임진란 거북선 선미와 잔해.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20억원의 거액을 들여 제작했음에도, 부실 제작 논란을 겪은 '거제 거북선'이 154만원에 겨우 낙찰된 가운데 이번엔 철거 처지에 놓였다. 아직까지 낙찰자가 배를 인도하지 않아서다.
이송비용만 1억... 낙찰자 배 안가져가
19일 경남 거제시에 따르면 거북선 1호(거북선)를 낙찰받은 A씨는 아직까지 인도하지 않은 상태다. 계약일인 이달 26일까지 이전하지 않으면 시는 거북선에 대한 철거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6일 진행된 거제시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에서 154만원으로 해당 거북선을 낙찰받았다. 낙찰 대금은 모두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계약에 따라 낙찰자는 오는 26일까지 거북선을 인도해야 한다. 해당 거북선에 대한 이송 비용만 약 1억원으로 추정된다.
A씨는 최근 시에 인도 시기를 연장해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사유지에 이 거북선을 옮겨 교육목적으로 활용할 생각이었지만, 그곳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이라 거북선을 설치하려면 부지 용도변경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는 안전 등 사유로 거북선에 대한 철거 민원이 빗발치고, 부지 용도변경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A씨가 기한 내에 옮기지 않을 경우 26일 이후 철거를 시도할 방침이다.
경남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광장에 전시된 거북선. 사진=뉴스1
2010년 경남도가 20억 들인 '이순신 프로젝트'
한편 해당 거북선은 2010년 경남도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총 20억원의 사업비(국비·도비)가 소요됐다.
제작 당시 거북선 제작 업체는 주 자재로 국내산 소나무 '금강송'을 쓰겠다고 밝혔지만, 실체는 외국산 목재가 80%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업체 대표가 구속되는 등 논란이 있었고, 거북선은 한동안 방치됐다.
또 이 기간 거북선에 대한 방부 처리를 소홀히 해 목재가 심하게 부식되거나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선미(꼬리) 부분이 파손되는 등 폐기 처분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거제시는 거북선에 대한 매각을 시도했지만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에 무게는 100t이 넘어 이전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7번이나 유찰됐다. 이후 154만원에 낙찰되면서 거북선은 거제시의 손을 떠났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