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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아성 깨자" 충청권 법원 공탁금 금고지기 누가 될까

7월말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 절차 돌입
청주지방법원·천안지원 공개경쟁 유력
저원가성 예금+우량 고객 확보에 '군침'
65년째 '금고지기' 신한銀, 자리 지킬까

"신한은행 아성 깨자" 충청권 법원 공탁금 금고지기 누가 될까
공탁물 보관자 지정현황. 출처=법원행정처


[파이낸셜뉴스]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 절차 개시가 1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수성'해야 하는 신한은행과 이를 빼앗고자 하는 다른 은행 간 경쟁이 관심거리다. 그간 법원 공탁금 금고는 수의계약 형태로 수십년간 신한은행이 독점해오다시피 했지만 지난 2017년 공개경쟁이 도입되고 이를 둔 은행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충청권 법원 공탁금 금고의 새로운 금고지기를 뽑는 절차가 내달 시작될 예정이다.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은 말 그대로 공탁소에 맡겨둔 공탁금을 관리하는 은행이다. 오는 7월 말 공고가 뜨면 11월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4개월 간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5년 동안 법원 공탁금을 맡아 관리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본원 18개소, 지원 41개소, 시·군법원 100개소까지 총 159개소가 각각 공탁물보관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방법원 본원, 지원, 시·군법원이 1개 금융기관 지정이 원칙이며, 수도권이 아닌 지역 소재 지방법원의 경우 해당 지역 지방은행을 복수보관은행으로 지정 가능하다.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법원은 충청권 지방법원 2곳(대전지방법원, 청주지방법원)과 지원 6곳(천안지원, 서산지원, 충주지원, 제천지원, 영동지원, 논산지원)이다. 지정기간이 끝나면 법원 행정처는 관련 예규에 따라 각 법원에 대해서 공개경쟁 또는 정기적격성심사를 실시한다. 공개경쟁할 2여개 법원을 선정하고 나머지는 수의계약 형태의 정기적격성심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5년 전 공개경쟁에서 청주지방법원과 천안지원이 대상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이들에 대한 공개경쟁이 실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군데 모두 구 조흥은행이던 지난 1958년부터 65년간 신한은행이 금고지기를 맡고 있던 곳이다. 지난 2018년 공개경쟁에서도 신한은행이 이를 지켜냈다.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지정되면 은행은 저원가성 예금을 유치할 수 있을뿐 아니라 법원 고객과 접점을 늘려 우량 고객도 확보에도 유리하다. 특히 이자가 낮아 저원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은 금리 급등기에 메리트가 크다. 청주지방법원과 천안지원의 공탁금 규모도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215억원, 1627억원이다.

신한은행은 그간 전체 9조원 규모 법원 공탁금 금고 가운데 7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수십년간 이 분야를 독식해왔다. NH농협은행이 전국 159개 법원 중 87개를 담당하며 개수로는 가장 많았으나 규모를 보면 신한은행이 더 컸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공탁금 은행 공개경쟁이 처음 시작되고, 지난해에는 KB국민은행이 수원지방법원과 인천지방법원을 따내는 등 약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이번 경쟁에서도 승자를 예단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첫번째 성과를 낸 국민은행은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기관 영업을 넓혀가겠다는 각오다. 우리은행도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쟁에 뛰어들기 전)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소는 가능성과 효익"이라며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는 공탁금 금고 사업을 넘보는 은행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