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치프'가 제작한 절대 들 수 없는 가방
점점 작아져 브랜드만 남는 현상 꼬집어
명품 디자인 '마이크로 핸드백' / 연합뉴스
해당 가방을 현미경으로 보면 루이비통의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미스치프에서 공개한 해당 가방의 현미경 관찰본. (사진=MSCHF 인스타그램) 2023.06.30.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소금 알갱이보다 작은 '명품백 디자인'의 초소형 가방이 경매에서 약 8400만원에 낙찰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미스치프'(MSCHF)가 제작한 '마이크로 핸드백'이 6만3850만달러(약 8405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최초 입찰가 1만5000달러(약 1977만원)의 네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 가방은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형광 녹색의 포토폴리머(감광성수지·고분자화합물의 일종) 재질로 만들어졌다.
크기는 가로 657, 세로 222, 높이 7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하다. 사람의 손가락 끝에 올려놔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 핸드백은 5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루이비통의 온더고 토트백 디자인을 모티브로 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루이비통' 브랜드의 모노그램 로고와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MSCHF는 경매 물건을 소개하는 게시물을 통해 "이 가방은 소금 한 알보다 작다"라며 "가방 소형화의 최종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방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실용성은 떨어지면서 브랜드 로고만 강조되고 있는 현상을 풍자하기 위해 이 가방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다만 루이비통 측에 로고 사용에 대한 허락은 받지 않았다고 한다. MSCHF 책임자인 케빈 비스너는 “우리는 허락이 아니라 용서를 구하는 편”이라고 했다.
한편 MSCHF는 스트리트웨어를 생산·판매하는 미국 뉴욕 기반의 아티스트 집단이다.
기발한 발상으로 평범하지 않은 작품들을 디자인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피가 담긴 신발, 밑창에 성수(聖水)가 들어 있는 운동화, 거대한 빨간 고무 장화 등이 이 단체의 디자인을 거쳐 세상에 나온 작품들이다. 지난해에는 명품브랜드 에르메스의 대표 핸드백 라인인 ‘버킨백’을 해체해 슬리퍼로 만들어 판매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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