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유타주 북동부와 아이다호주 남동부를 잇는 베어리버산맥에서 발견된 붉은 눈 / 트위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설산에서 이른바 '수박 눈'이라고 불리는 붉은색 눈이 발견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미국 유타주 북동부와 아이다호주 남동부를 잇는 ‘베어리버산맥’에서 붉은색 눈이 포착됐다.
눈이 분홍색을 띠는 이유는 ‘클라미도모나스 니발리스’라는 녹조류 때문이다. 이 녹조류는 단세포 적색 광합성 녹조류로, 통상 고지대 설산에 분포한다. 햇볕이나 자외선이 강해지면 엽록소 외에도 카로티도이드라는 불그스름한 색소가 나온다. 이 색소가 세포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생긴 붉은색 눈은 수박의 과육과 색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수박 눈’이라고도 불린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박 눈은 인체에 해롭지 않고 식수와 섞여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박 눈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햇빛은 색이 어두울수록 적게 반사되는데, 눈이 붉은색을 띨 경우 흰색일 때보다 더 많은 양의 햇빛을 흡수하게 된다.
이 경우 지표면 온도가 올라가고 빙하가 녹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박 눈 현상은 보통 봄과 여름에 발생하며 지난 2020년 이탈리아 알프스의 프레세나 빙하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매체에 따르면 이색적인 광경에 등산객들은 "마치 히말라야 소금이나 빨간색 에이드 가루를 뿌린 것 같다", "쏟아진 샤베트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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