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미용실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자국 내 모든 미용실의 문을 닫을 것을 명령했다.
4일(현지시간) BBC는 탈레반이 한 달 안에 아프가니스탄 내에서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용실과 뷰티숍의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이달 2일을 시작으로 한 달 안에 모든 미장원과 미용실의 문을 닫으라는 명령이 하달됐다고 밝혔다.
앞서 탈레반 정권은 일찌감치 아프간 여성들의 교육 및 경제 활동 참여를 금지해온 바 있다. 10대 소녀들과 여성들이 교실, 체육관, 공원에 가지 못하도록 했고, 여성들이 유엔에서 일하는 것까지 금지했다.
복장의 경우 눈만 드러나는 옷을 입도록 했으며, 72km 이상을 여행하려면 남성 친척을 동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아프간 여성은 BBC에 "탈레반은 아프간 여성들로부터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도 빼앗았다. 그들은 여권을 침해하고 있다"라며 "이번 결정으로 그들은 이제 여성들이 다른 여성들을 거드는 일도 못하게 한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은 여성의 몸에 집중하는 것 말고는 어떤 정치적 계획도 갖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공적인 삶의 모든 수위에서 여성들을 제거하려고만 한다"라고 호소했다.
BBC는 탈레반 정부가 왜 미용실 폐쇄 조치를 내렸는지, 미용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여성들은 어떤 대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한편 탈레반은 과거 1996∼2001년 집권 때도 미용실을 폐쇄한 바 있다. 하지만 2001년 미국이 주도한 아프간 침공 몇 년 후 다시 미용실들의 문을 열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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