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주한미군, 월북 직전 사진 공개..목격자 "틱톡 찍는 줄, 바보같다 생각"

판문점 견학했던 외국인들의 증언 잇달아

주한미군, 월북 직전 사진 공개..목격자 "틱톡 찍는 줄, 바보같다 생각"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이 월북 직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는 모습 / SBS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주한미군 장병이 월북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그가 군사분계선을 넘기 직전의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은 "SNS용 영상을 찍는 줄 알았다" 등 목격담을 전했다.

20일 SBS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한 관람객이 촬영한 사진이라며 미군 트래비스 킹(23)의 월북 직전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주한미군 소속 이등병으로 확인된 트래비스 킹은 지난 18일 오후 3시27분쯤 안보 견학 차 JSA를 방문했다가 돌연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그는 한미 장병들이 저지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선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 또한 특별한 대응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신들은 당시 판문점에서 킹 이등병과 함께 안보 견학에 참여하고 있던 외국인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매체 '1뉴스'에 따르면 사라 레슬리는 군인들의 감시 속에 다른 관광객 무리에 섞여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중에 킹 이등병이 나타나며 사건이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레슬리는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북한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복 차림이었던 킹 이등병을 보고서는 군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단순히 '틱톡' 영상을 촬영하는 줄 알았다"라며 "처음 떠오른 생각은 완전히 바보같은 놈이라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레슬리에 따르면 상황을 파악한 군인들이 킹을 뒤쫓았지만 그는 재빨리 모습을 감춰버렸다. 사건 직후 레슬리를 포함한 단체 관광객들은 인근 건물로 안내돼 들어갔다.

레슬리는 “다들 흥분한 상태였고, 건물에 들어가서는 ‘하느님 맙소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라고 했다.

주한미군, 월북 직전 사진 공개..목격자 "틱톡 찍는 줄, 바보같다 생각"
'월북'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 연합뉴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당시 현장에 있던 또 다른 관광객인 스웨덴의 미카엘라 요한손의 목격담을 전했다.

요한손은 "우리가 하루 종일 함께 다녔던 바로 그 단체에 있던 사람이었다"라며 "우리 오른쪽에서 시끄럽게 '하하하'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남자가 두 건물 사이로 달려가고는 반대편으로 넘어가 버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이에 반응하고,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깨닫기까지 1초 정도 걸렸다"라며 "우리는 '자유의집'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고는 군용 버스를 향해 뒤돌아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한미군 제4보병사단 소속인 킹 이등병은 전날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이송되던 중 탈출, 한 민간 여행사를 통해 JSA를 견학하던 도중 돌연 군사분계선을 통해 월북했다.

미 매체들에 따르면 킹은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한 일로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됐고, 석방된 뒤 주한미군 기지 내에서 1일간 감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