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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3분기 연속 적자에도…위기에 빛난 'HBM'의 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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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업황 1분기 기점 회복 진입
HBM 매출 비중 1년 새 5→15% 증가 전망

SK하닉 3분기 연속 적자에도…위기에 빛난 'HBM'의 힘(종합)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올해 2·4분기 매출 7조 3059억원, 영업손실 2조 8821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며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은 피하지 못했다. 다만,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의 감산 효과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고성능·고용량 D램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SK하이닉스가 이날 공시한 2·4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4·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전 분기(-3조 4023억원)보다 낙폭은 줄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회사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3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4분기 매출은 1·4분기 대비 44% 커지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량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특히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상승하며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PC, 스마트폰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며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 판매가 늘어 D램 전체 ASP가 1·4분기보다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 노력 속에 재고평가손실 감소로 영업손실폭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영업손실률은 1·4분기 67%에서 2·4분기 39%로 낮아졌다.

회사는 하반기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가 반영되는 등 1·4분기를 저점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4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은 0~5% 하락에 그쳐 2·4분기(-13~-18%)보다 하락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하반기 영업손실 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AI용 4세대 HBM인 HBM3, 고성능 D램인 DDR5, LPDDR5, 176단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제조사 중 유일하게 HBM3를 양산하며 HBM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에서 올해 말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올해 10나노미터(1nm=10억분의 1m)급 5세대(1b) D램과 238단 낸드의 초기 양산 수율(양품 비율)과 품질 향상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업황 때 양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D램에 비해 더딘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를 감안해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 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며 "고성능 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