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운전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던 고등학생 B군을 차로 치었다./사진=유튜브 '한문철TV'
[파이낸셜뉴스] 무단횡단을 하던 고등학생을 친 운전자가 연락처를 주고 왔는데 뺑소니로 신고당한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 '전화번호 주고 헤어졌다가 뺑소니로 신고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왔다.
제보자 A씨는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고등학생과 사고가 났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영상은 지난달 13일 오전 7시께 세종시의 한 도로에서 일어난 사고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로 당시 A씨가 주행 신호에 정상적으로 운전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던 고등학생 B군을 치는 장면이 담겼다. B군을 친 A씨는 차에서 내려 B군의 상태를 확인했고, 다행히 B군은 많이 다치지 않았다. 당시 B군은 신호를 잘못 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차에서 내려 B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한문철TV'
A씨는 "B군의 손등에 찰과상이 보이길래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B군이 병원 진료를 재차 거절했다"며 "나중에라도 꼭 연락을 달라며 B군의 휴대폰에 직접 번호를 입력해주고, 번호를 저장하는 것까지 확인한 뒤 현장을 떠났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출근 중 다시 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B군의 보호자를 만나 대인접수를 진행해 보험접수번호까지 전달했지만 당일 도주치상으로 신고 당했다"고 토로했다.
B군은 전치 3주 진단을 받았으며, A씨는 검찰에 송치됐다.
A씨가 B군에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있다./사진=유튜브 '한문철TV'
경찰은 A씨에게 "B군이 A씨가 병원 가자는 말을 안 했다고 진술했다"며 "사고 당시 119를 부르거나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도주치상이 맞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자가 다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이 상황에서 제가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도주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냐"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한 변호사는 "쓰러져 있는 것, 피를 흘리는 것을 보고도 그냥 갔으면 뺑소니지만 어린아이도 아니고 고등학생에게 전화번호까지 입력해 주고 갔다면 뺑소니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이 왜 119를 부르지 않았냐고 하는데, 119는 다쳤을 때 부르는 것"이라며 "검사는 뺑소니 아니라고 할 것이며, 만약 재판에 가더라도 무죄 선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사고 자체에 A씨의 잘못이 없으므로 다친 사람을 내버려 두고 갔다고 하더라도 뺑소니가 아니라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에 해당한다"며 "운전자의 보험사가 현재 학생의 치료비를 내주고 있다면 이후에 치료비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연락처도 줬는데 굳이 경찰에 신고해서 일종의 협박하겠다는 것 아니냐", "CCTV 없었으면 너무 억울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겠다", "운전자도 저 정도 충격의 사고를 일으켰으면 신고했어야 했다", "학생이 무단횡단을 한 건 잘못된 것이지만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주변을 살피고 건너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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