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가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한복판에서 납치·살해를 저지른 일당들이 당초 중국인을 고용해 피해자의 장기적출을 공모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승정)의 심리로 열린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 등 7명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공범 연지호는 이 같이 진술했다.
납치 후 중국인 통해 장기적출 계획 세웠다 진술
연지호는 황대한과 함께 이경우 지시에 따라 피해자 A씨를 납치 후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지호는 검찰이 '수사기관이 정리한 내용을 보면 증인은 운전만 하고, 중국인이 (A씨를) 납치하고 알아서 한다는 게 플랜 A였나'라고 묻자 "맞다"라고 답했다.
또 '황대한과 이경우가 말하기를 우리가 A씨를 납치하고 중국인이 나머지는 알아서 할 것이고 이후 장기를 적출하면 실종신고 될 것이라고 한 게 맞느냐'라는 물음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라고 했다. 다만 범행을 실행할 중국인을 구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황대한 "사기꾼이다, 코인하다 실종된 사람 한둘 아니다" 범행 자극
또 황대한이 A씨를 지칭하며 '50억원을 해먹고 도망간 사기꾼이다. 코인하다 실종된 사람이 한두 명도 아니고 이렇게 없어진다'라고 말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맞다. 기억난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검찰이 '코인판에서 실종되는 사람이 많아서 실종 처리는 문제가 안된다는 의미인가'라는 물음에도 "그렇다"라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경우 일당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 앞에서 A씨를 납치할 당시 사용된 차량의 블랙박스 음성이 재생되기도 했다.
파일에서 A씨는 "무엇을 원하세요", "원하는 걸 말씀해 주세요"라고 애원했으며 "사람 살려"라고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수십억대 코인투자 실패한 부부가 청부살인 배후
한편 이경우 등은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이유로 올해 3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한 후 마취제를 주사해 살해하고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암매장 한 혐의, 이를 계획·협조한 혐의를 받는다.
이경우에게 범행 착수금을 지급하는 등 살인을 청부한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는 2020년 10월 A씨 권유로 가상화폐를 1억원 상당 구매하고 30억원을 투자했으나, 이듬해 초 P코인 가격이 폭락하며 손실을 입자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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