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니터링한 5개 무리 중 4개 번식 실패
기후변화로 번식지인 바다얼음이 녹아 없어져
황제펭귄 수컷과 암컷이 새끼를 돌보고 있다. 영국남극연구소 제공
[파이낸셜뉴스] 황제펭귄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1세기 안에 90%이상 사라질 것이라고 영국 연구진이 경고했다. 지난해 남극 바다얼음이 사라지면서 남극 일부 지역에 서식하고 있던 황제펭귄 무리 5개 중 4개가 번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국 남극연구소(BAS)는 24일 환경분야 국제 학술지 '지구와 환경 커뮤니케이션즈(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발표한 눈문을 통해 남극 해빙이 사라지면서 황제펭귄이 멸종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30년대 북극 해빙 사라질 위기
BAS 해빙 물리학자 제레미 윌킨슨 박사는 "황제펭귄의 비극은 해빙 손실이 생태계 파괴로 연결된다는 것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며 "기후 변화로 인해 바다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으며, 2030년대에는 북극의 해빙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이 길을 계속갈 수 없다는 인류에 대한 또 다른 경고 신호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정치인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S 연구진은 황제펭귄이 서식하는 남극 지역의 최근 14년간 위성 사진을 분석했다.
분석을 통해 로스차일드섬, 베르디 인렛, 스마일리섬, 브라이언 반도 및 프로그너 포인트 등에서 황제펭귄 무리 5개를 발견했다. 황제펭귄 무리는 로스차일드섬에 약 630쌍으로 가장 적은 수가 있었으며, 가장 많은 집단을 이루고 있던 스마일리섬에는 약 6500쌍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이 5개 무리중 로스차일드섬에 있던 황제펭귄들만이 번식에 성공했다.
황제펭귄이 번식을 위해 바다얼음 위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튼 제공
일반적으로 황제펜귄 무리들은 매년 같은 장소로 번식하러 돌아온다. 남극의 겨울에 해당하는 4~11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해안에 단단히 붙어 있는 안정적인 해빙 지역에 서식한다. 펭귄들은 선택한 번식 지역에 도착하면 남극의 겨울인 5~6월 알을 낳는다. 알은 65일 후에 부화되지만 새끼는 12월부터 이듬해 1월 사이, 여름에 날개를 펴며 둥지를 떠난다.
황제펭귄 30%가 해빙 사라져 영향
연구진이 분석한 이미지에서는 황제펭귄 새끼들이 방수 깃털을 발달시킬 때보다 훨씬 먼저 번식지역 해빙이 사라지고 있었다.
특히 지난 2022년 12월 초에는 남극의 해빙 범위가 2021년에 설정된 역대 최저치와 일치했다. 해빙이 가장 많이 사라진 곳은 남극 반도 서쪽인 벨링스하우젠 해 중앙과 동부 지역이었으며, 2022년 11월에는 해빙이 아예 녹아 없어졌다.
또 지난 45년간의 남극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016년 이후 최근 4년간은 얼음이 있던 해안가 면적이 가장 적었다. 그 중 더 해빙이 적었던 때는 2021~2022년과 2022~2023년이었다. 또 2018~2022년 남극 62개 지역에 분포된 황제펭귄 무리중 30%가 해빙이 사라져 영향을 받았다.
연구진은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 현재 남극의 바다얼음 면적은 1570만㎢로, 1981~2022년 평균치보다 220만㎢ 줄었다"고 말했다. 이는 2022년 8월 20일 최저치를 기록했던 1710만㎢를 훌쩍 뛰어넘었다. 즉, 한반도 면적의 10배 정도인 바다얼음이 사라진 셈이다.
현재 황제펭귄의 개체수는 대규모 사냥이나 과잉 어업, 기타 지역적인 인간 활동과 상호작용에 노출된 적이 없다.
연구진은 황제펭귄이 해빙이 사라지면 다음해에는 더 안정된 지역으로 서식지를 이동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지역 전체 해빙이 사라진다면 지금까지 황제펭귄이 해왔던 생존전략은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것. BAS 피터 프레트웰 박사는 "황제펭귄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이와 같은 극단적 해빙 손실 사건이 더 빈번하고 광범위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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