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곳 노리고 너클까지 준비
계획 범행 부인하고 우발적 범행 주장
[파이낸셜뉴스] 서울 관악구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윤종(30)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최윤종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우발적'이라고 말했다. 이는 '너클'을 주머니에 항상 소지하고 다니는 등 사실상 범죄를 계획한 행동과는 배치 되는 주장이다. 범행의 고의성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양형 조건을 유리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5일 강간살인 혐의를 받는 최윤종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송치했다. 유치장에 입감돼 있던 최윤종은 이날 오전 7시쯤 경찰서 1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반팔 상의와 반바지, 검은 뿔테 안경을 착용한 채 나타는 그는 “왜 범행을 저질렀냐”는 취재진 질문에 “우발적이었다”고 답했다. “처음부터 살해하려고 한 거냐”는 물음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윤종은 “피해자가 결국 사망했는데 할 말 있냐”고 하자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범행을 언제부터 계획했냐고 묻자 “그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윤종은 범행 당일 독산동 자택을 나서 한 시간 동안 주변을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이 일어난 신림동 공원이 평소 자주 다녔던 곳으로 폐쇄회로(CC)TV가 없었는데,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우발적 범행이 아닌,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 아니겠냐는 것이다.
여기에 경찰은 최윤종이 범행 전 ‘너클’, ‘공연음란죄’ 등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기록도 파악했다. 실제 최윤종은 범행 4개월 전 미리 너클을 구매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는 점이 인정되면, 향후 법원이 유죄 선고 시 양형에 반영돼, 보다 무거운 처벌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앞서 최윤종은 지난 17일 오전 11시 40분쯤 서울 관악구의 한 산속 공원 둘레길 등산로에서 30대 여성 A 씨를 때리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9일 오후 3시 40분쯤 끝내 숨졌다.
당초 경찰은 ‘강간상해죄’를 적용해 최윤종을 조사하다 A씨가 숨진 직후 지난 20일 최윤종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살인죄’로 변경 적용했다.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한 강간상해죄와 달리, 강간 혐의를 가진 자가 고의성을 갖고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강간살인’의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처벌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