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길고 긴 제조업 부진의 터널" 금리 내리면 경기개선 vs 中 저성장에 회복 제약

한국은행 2023년 8월 경제전망보고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韓 경제 시사점
서비스와 격차 크고, 유난히 긴 제조업 부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재고조정
vs 中 부동산 경기부진+추세적 저성장
공급망 재편에 친환경 전환 이슈까지
"韓, 수출시장 다변화+친환경 전환 가속화"

"길고 긴 제조업 부진의 터널" 금리 내리면 경기개선 vs 中 저성장에 회복 제약
자료=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길고 긴 제조업 부진의 터널" 금리 내리면 경기개선 vs 中 저성장에 회복 제약
자료=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파이낸셜뉴스]내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돼도 제조업 경기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부진 등 중국 경제성장 둔화,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이 '제조업 판'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이 수출시장 다변화와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조사국 국제무역팀·아태경제팀·중국경제팀 집필)에 따르면 우리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작년 하반기 이후 하강국면을 지속하고 있다. △서비스 경기와 격차가 이례적으로 크고 △기간이 길고 △국가별 및 업종별로 차이가 있는 점이 이전 하강기와 차별화된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라 재화소비가 둔화된 점을 제조업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방역조치 완화 이후 글로벌 가계수요가 여행 등 서비스에 집중된 점도 글로벌 제조업 둔화 요인이다. 기업이익이 축소되고, 중국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된 것도 제조업 경기에 악영향을 미쳤다.

향후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개선될지는 불확실하다. 상방요인과 하방요인이 상존하고 있어서다.

내년 이후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 재고조정 등은 제조업 경기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강도 통화긴축이 종료돼 가계의 재화소비가 정상화되면 제조업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팬데믹 초기 공급망 차질로 늘었던 재고조정이 진정되면서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제조업 경기 회복을 제약할 요인도 많다. 중국의 부동산경기 부진, 추세적 성장 둔화가 제1의 리스크 요인이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향후 중국 성장동력이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되면서, 이전만큼 글로벌 제조업 경제가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부채수준과 자본생산성 하락으로 중국 투자가 위축되고, 인구 고령화로 중국이 '추세적 저성장'에 접어들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 이슈도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공급망 개편 과정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배터리와 태양광 등 친환경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이들 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공급망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우리경제가 이러한 제조업 경기·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수출시장 다벼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친환경 전환도 가속해 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