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에 첫 임금안 제시
노조 "납득할 수준 미치지 못해"
입장 차이 못좁히면 파업 카드 꺼낼 듯
현대차 이어 기아 노조도 파업 준비
현대모비스 자회사 모트라스·유니투스 5~6일 파업
현대자동차 노사 교섭대표들이 지난 6월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3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임금안을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다만 노조는 "납득할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며 현대차는 전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19차 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금 300%+1150만원(올해 3월 이미 지급한 특별성과금 400만원 포함), 주식 10주(올해 3월 이미 지급) 등을 담은 임금안을 제시했다. 회사가 올해 교섭에서 임금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노조 측은 "조합원 기대치를 봤을 때 부족하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과 현실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노조는 토요일 특근을 거부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노사는 이날 20차 교섭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결국 노조는 파업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노조는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에서 역대 최고 찬성률(재적 대비 88.93%)로 파업을 가결했다. 여기에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 파업권을 얻은 상태다. 노조가 단체교섭과 관련해 파업하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 노조들도 파업 준비에 돌입했다.
앞서 기아 노조가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데 이어 오는 8일에는 전체 조합원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대차에 모듈과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도 전날 경기·충청 지역 생산공장에서 주야간 4시간 파업을 벌였고, 이날은 울산·광주 지역 생산공장이 파업 여파로 4시간씩 가동을 중단한다. 이로 인해 현대차·기아는 6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추정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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