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식거래와 투자유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씨가 지난해 3월2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등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7)씨와 친동생 이희문(35)씨가 코인사기 혐의로 구속위기에 처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 부장검사)은 사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이씨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 조종으로 피카(PICA) 등 코인 3종목의 가격을 띄운 뒤 팔아치워 차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운영하는 코인 발행업체 직원 김모(34)씨도 사기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앞서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카프로젝트 공동대표 송모(23)·성모(44)씨와 이씨 형제가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공소장을 보면 송씨와 성씨, 이씨 형제는 2020년 9월 피카를 발행해 거래소에 상장·유통하는 ‘코인 공동사업’ 계약을 맺고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했다.
'미술품 조각투자'란 허위 정보를 내세워 암호화폐를 발행해 시세를 조작한 의혹을 받는 피카코인(PICA) 발행사 피카프로젝트 공동대표 송모씨(23)와 성모씨(44)가 지난 7월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동 남부지방법원으로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송씨와 성씨가 피카프로젝트 대표로 홍보와 대외활동을 하고, 이씨 형제는 코인 발행·관리·시세조종을 하기로 역할도 분담했다. 송씨와 성씨는 이런 방식으로 33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피카 판매대금 66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서울남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호재성 정보를 허위로 유포해 가격을 끌어올린 뒤 매도해 수익을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들은 미술품을 소유하지 못했는데도 공동구매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12월 코인거래소 업비트에 허위 자료로 상장을 신청해 거래소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
‘피카’는 고가의 미술품을 조각 투자 방식으로 공동 소유할 수 있다며 피카프로젝트가 발행한 가상화폐다. 2021년 1월 업비트에 상장됐으나 같은 해 6월 애초 제출한 계획 이상의 물량을 몰래 발행·유통했다는 이유로 상장 폐지(거래지원 종료)됐다.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는 2020년 10월 상장된 후 올해 3월 이상거래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한편, 이희진씨는 과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세워 약 13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과 벌금 100억원, 추징금 122억6700여만원을 선고받고, 2020년 3월 만기 출소했다. 이씨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이씨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택의 한 창고와 안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5일 오후 2시 이씨 형제와 직원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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