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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남편이 '성기능 장애'를 숨기고 자신과 결혼했다며 협박한 아내가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딸의 주장에 힘을 싣고, 폭행까지 범한 장모도 같은 처벌을 받게 됐다.
결혼 9개월만에 "내가 확다 소문낸다".. 이혼소송 낸 아내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6단독(김재윤 판사)은 협박·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등 2명에 대해 각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2021년 1월경 남편 B씨와 결혼해 법률상 부부가 됐다. 하지만, 약 9개월 만에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B씨도 반소를 제기하면서 현재 이혼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공소장 등에 따르면 A씨는 같은해 9월 신혼집에서 B씨가 성기능 장애를 숨기고 결혼했다며 "OO 병O이라고 내가 확 다 소문낸다. 그래갖고 사회생활 하는지 보자"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 자리에 있던 A씨의 모친이자 B씨 장모인 C씨는 B씨를 향해 "성기능 장애를 숨기고 결혼한 것이냐"라며 소리를 지르다 나무 재질의 식탁 의자와 빨래 건조대 등을 던진 혐의를 받았다. 이로 인해 B씨는 왼쪽 팔 부위 등 부상을 입었다.
장모도 합세해서 욕설과 폭행
A씨와 C씨는 B씨에게 온라인상에 성기능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리겠다며 협박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장소에서 감정적 욕설과 일시적 분노 표시였을 뿐 협박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물건을 던져 폭행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에 대해 "A씨와 C씨의 행위는 일반적으로 볼 때 피해자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소문을 내거나 인터넷에 게시할 생각이 없었고 실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해도 협박죄의 고의는 고지한 해악을 실제로 실현할 의도나 욕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라며 "단순한 감정적 욕설 내지 일시적 분노 표시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 C씨가 식탁 의자와 빨래 건조대를 던져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고 해당 사실은 모두 증명됐다"라고 질책했다.
남편 "사실인 것처럼 호도해 정말 두려웠다"
특히 법원은 A씨와 B씨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점을 거론하며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범행은 이혼 관련 갈등이 고조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발적으로 피해자에게 해악의 고지, 폭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초범인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한다"라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한편 남편 B씨는 수사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상황에 대해 "성기능 장애가 있다는 주장이 직장이나 지인에게 알려지는 것이 불안했고, 수치심이 들어 힘들었다”며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사실인 것처럼 호도한다는 것이 정말 두려웠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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