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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중고거래 대목...추석 끝나니 선물세트 '우르르'

명절은 중고거래 대목...추석 끝나니 선물세트 '우르르'

[파이낸셜뉴스] "저희 집은 스팸 안 먹어서 팔아요" "10만5000원에 거래되는 세트 8만원에 처분합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추석연휴를 전후해 선물세트를 되팔려는 이른바 '명절테크(명절+재테크)'가 한창이다. 명절테크는 친지와 지인들 간 의례적인 선물이 오가는 명절,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팔아 실속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긴 말이다.

고물가 기조 속 시세보다 싸게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추석선물세트는 판매 글을 올린 지 1~2시간 만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명절 선물로 꼽히는 스팸, 참치세트 등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친숙한 가공식품 물량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쏟아져 나오면서 명절은 '자취생 대목'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5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후로 '추석선물세트', '추석선물', '선물세트'를 비롯해 명절 대표 선물로 꼽히는 '스팸'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달 20~26일 추석선물세트 검색량은 전달 동기대비 5000% 가까이 늘었다. '추석선물세트'와 '추석선물' 검색량은 추석 연휴 기간(9월 27일~10월 3일)에도 전달(8월 27~9월 2일) 대비 각각 2230%, 960% 증가했다. 추석선물세트를 팔려는 수요도, 사려는 수요도 전부 늘어난 셈이다.

명절 전후는 '자취생 대목'으로도 불린다.

긴 명절 연휴가 끝나면 중고거래 플랫폼마다 쏟아져 나오는 물량에 스팸, 참치 등의 가격이 훅 떨어지기 때문이다. 스팸 200g 1캔은 온라인에서 3500원 언저리에서 판매되지만, 최근에는 2500원을 전후해 거래되는 식이다. 번개장터에 '스팸'을 검색하면 4일 오후 3시 기준 699개의 글이 나온다. 대부분 추석 선물세트로 들어온 상품을 되파는 글이다. 당근마켓에서는 관련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 기조로 명절테크는 명절 직후 필수 재테크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스팸, 참치와 각종 조미료가 든 혼합 선물세트에서 필요한 물건만 빼내 거래하는 알뜰족들도 늘었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영향력 확대도 한몫했다. 몇 년 새 동네 기반의 당근마켓이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굳혔고, 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는 지난해 말 기준 회원 수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 자체가 크게 늘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