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사원에서 나체로 명상하고 있는 남성(왼쪽), 발리섬의 신성한 나무 안에서 나체 사진을 촬영한 러시아 인플루언서 / SNS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의 힌두교 사원에서 나체로 명상을 하는 외국인 남성이 포착돼 현지 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사원에서 알몸 명상, 발리 사람들에게 굴욕감" 맹비난
8일(현지시간) 안타라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외국인 남성 A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야외에서 나체로 명상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을 보면 A씨는 나체 상태로 풀숲 사이에 앉아 눈을 감은 채 명상을 하고 있다. 무언가 흡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현지 인플루언서인 젤란티크는 문제의 영상을 SNS에 공유하면서 “우리 사원에서 벌거벗은 채 명상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발리 사람들과 그들의 믿음에 굴욕감을 주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명상男 "내 사유지, 문제 없다".. 신원 안 알려져
영상이 논란이 되자 A씨는 "영상을 촬영한 곳은 나의 사유지"라면서 해당 영상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지 당국은 남성을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국적과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테디 리얀디 이민국 국장은 “현재 발리 지역 경찰과 협력해 발리 힌두교 사원에서 나체로 명상한 외국인을 추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출입국 관리소에서 외국인의 SNS 계정에 연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라면서도 발리 경찰과 수색 작업을 조율하고 있으며 사건이 발생한 위치와 시기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관광객들 비매너에 골머리 앓는 발리
한편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가 비매너 관광객들로 골머리를 앓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는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돼 추방됐다.
3월에는 발리의 성지 아궁산에서 하체를 노출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러시아인이 추방 당했다. 이 남성은 최소 6개월 동안 인도네시아 입국도 금지됐다.
발리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인도네시아 공공장소 법규 등을 어겨 추방됐다.
결국 발리 정부는 지난 6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리에 도착하면 발리의 문화와 환경, 규칙 등을 지켜달라며 안내문을 나눠주기로 했다.
안내문에는 신성한 장소나 사원·물건·나무 등을 함부로 만지거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함께 사진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기도 목적 외에는 발리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서는 안 되고, 기도를 위해 입장할 때도 반드시 전통 의상을 입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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