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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지각, 우울증 증세 있다면?.."ADHD 의심해 봐야"

잦은 지각, 우울증 증세 있다면?.."ADHD 의심해 봐야"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성인 ADHD 환자의 주요 특징이 잦은 지각과 주변 사람들과의 충돌 등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ADHD가 20∼30대에서 발생할 위험이 60세 이상보다 3.9배 높다고 밝혔다.

31일 국제학술지 '임상 정신약물학 및 신경과학'(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최신호에 따르면,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원명·우영섭 교수 연구팀이 국내 6개 건강검진기관(한국의학연구소)을 찾은 19세 이상 성인 1만7799명(남 1만2232명, 여 5567명)을 대상으로 설문 평가를 한 결과, 이 중 2.4%가 ADHD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DHD는 산만함, 주의력 결핍, 충동성, 과잉행동 등의 증상이 특징인 질환이다. 보통은 소아· 청소년기에 흔히 발생하지만, 요즘은 성인이 돼서도 ADHD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회사원 A씨(36.서울)는 다른 동기들보다 승진이 느린 편이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만, 휴대전화를 보고 사소한 일들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지각하는 일이 잦았고, 업무지시를 자주 잊는다는 지적을 반복적으로 받았다.

이런 실수가 잦아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됐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재차 확인하느라 업무가 지연되는 일이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실수가 크게 줄지는 않았다. 또한 회의 중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어 다른 사람들이 한 이야기를 혼자 놓치는 경우도 흔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A씨는 진료 상담에서 "초등학교 때 산만하다는 지적을 들었고, 게임을 할 때는 다른 할 일을 까먹거나 부모의 이야기도 잘 듣지 못할 정도였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위해 앉아있는 시간은 많았지만, 멍하니 있거나 교재의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읽는 등 학업 효율이 떨어져 노력에 비해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편이었다"라고 했다.

의사는 A씨에 대해 불안감과 낮은 자존감, 우울감, 무기력감, 비관적인 생각, 의욕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진단하고,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 인지치료를 병행했다.

이후 A씨는 점차 실수가 줄어들고, 대화나 회의 중에 집중력이 나아졌으며, 업무 내용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동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치료를 지속하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거의 없어졌고, 우울 증상도 호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성인 ADHD 환자의 주요 특징으로 잦은 지각, 낮은 성취도, 업무에 대한 집중력 저하, 주변 사람들과 잦은 충돌, 잦은 물건 분실 등을 꼽았다.

이러한 ADHD 연령대별 유병률은 20대 7.7%, 30대 3.1%, 40대 1.3%, 50대 1.0%, 60세 이상 1.1%로 각각 집계됐다.

성인 ADHD는 다른 정신질환 발생과 큰 연관성을 보였다. ADHD로 진단된 사람이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를 겪을 위험은 ADHD가 아닌 사람보다 각각 11.6배, 3.2배 높았다.

박 교수는 "성인 ADHD 환자는 정신과적인 공존 질환이 많은 만큼,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생겼다면 ADHD와 연관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조기에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라며 "만약 성인 ADHD 증상이 염려된다면 혼자서 고민을 키우기보다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권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