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국계 기업에서 만난 외국인 남성과 결혼해 남편 국가에서 살던 여성이, 남편의 일방적인 통보로 퇴거 위기에 놓였다며, 국내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지 사연을 털어놨다.
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씨는 외국계 기업에서 외국 국적의 남편을 만났다. 1년 연애를 하고 A씨는 임신했다. 남편은 거주지 마련을 위해 예정보다 일찍 본국으로 돌아갔다.
남편은 업무 특성상 본인 국가에서 일하는 것이 소득이 높았다고 한다. 결국 타국에서 아이를 낳을 자신이 없던 A씨는 친정에서 지내며 출산했다. 또 남편 없이 홀로 혼인신고부터 아이 출생신고까지 마쳤다.
이후 아이를 데리고 남편의 나라로 갔지만, 타국에서의 육아는 어렵기만 했다고 한다. 특히 남편은 얼굴조차 보기 어려웠고,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던 A씨는 남편과 자주 다퉜다.
그러나 남편은 “내 집에서 나가라”고 A씨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씨는 “남편은 변호사도 선임한 것 같던데 이혼 소송을 할지도 모르겠다”며 “저는 현재 외국인 신분이고 아직 비자가 나오지 않아,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다. 한국에 와서도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박경내 변호사에 따르면 이 사례는 국제 결혼 이혼 소송으로 우리나라 법원에서 다룰 수 있으며 재산분할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우리 법원 판결을 외국에 있는 남편에게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한국 국적자이고 혼인신고도 한국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한국 법원에서 소송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외국인 배우자가 보유한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법원에 재판관할이 인정돼 이혼소송이 진행되면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우리 법원에서 내린 판결을 외국에서 집행하는 데 여러 장애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남편의 재산 규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외국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해 현지에서 이혼소송을 진행하시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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