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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2억장 버려진 지폐, 처리에만 연간 1억원" 한은 '재활용'으로 두마리토끼 잡는다

한은, 지폐 폐기물 재활용할 업체 모집공고
연간 1억원 드는 처리비용 절감에
기후위기 대응까지 '일석이조' 효과

"상반기 2억장 버려진 지폐, 처리에만 연간 1억원" 한은 '재활용'으로 두마리토끼 잡는다
사진은 9월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보이는 모습. 2023.9.25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올해 상반기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폐기된 지폐(은행권)가 2억장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재활용 수요처 발굴에 나섰다.

지폐 처리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다 기후변화 대응까지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화폐 정사과정에서 발생되는 은행권 폐기물을 무상으로 수거해 재활용할 업체를 모집한다"라며 공고를 냈다. 접수는 다음달 8일까지다. 업체에서 제출한 회사 개요와 재활용 계획서 등을 토대로 재활용 실적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복수의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업체와 발권국이 화폐 폐기물 무상 공급에 관한 약정을 맺고 발권국 및 일부 지역본부의 화폐 폐기물을 무상 제공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부정당 업체로 제한받지 않은 업체라면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정된 업체는 잘게 절단된 은행권을 압축한 형태로 받게 된다.

한은이 재활용 수요처를 찾는 건 버려지는 지폐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기후위기 대응에 한 발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은이 통용불가 지폐를 소각하는 데 약 6000만원이 들었다. 지난해엔 1억1000만원을 썼고 2020년에는 1억60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폐기된 동전이 한은 수익이 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폐기 동전은 금속이라 재활용 업체들의 수요도 꾸준하다. 한은은 망가져서 쓸 수 없는 동전을 가공해 팔아 최근 10년간 166억4000만원을 번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폐기 주화 매각대금은 34억9000만원으로 손익계산서에 수익으로 기록된다.

반면 폐기된 은행권(지폐)은 찬밥 신세다. 한은에서는 버려진 화폐가 시중에서 통용되지 않도록 잘게 자르고 압축해서 폐기물로 만든 후 소각 업체에 넘긴다. 과거에는 지폐 폐기물을 자동차 소음 방지판(흡음판)으로 만드는 등 재활용했지만 더 싼 대체재가 나오면서 바로 소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폐기 지폐는 코로나19 대면활동이 회복되면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폐기 지폐는 2억2100만장으로 하반기까지 더하면 지난해(3억5700만장)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재활용 모집 공고에 나선 배경에 대해 "한국은행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재활용 수요처를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화와 달리 은행권은 특수잉크 등이 들어가서 재처리 비용이 높아 수요가 많지 않았다"면서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구해지지 않았던 수요처를 보다 광범위하게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