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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兆 무너진 파두의 해명 "부정적 의도·계획 없었다"

실적 발표 전 시총 7000여억 증발

시총 1兆 무너진 파두의 해명 "부정적 의도·계획 없었다"

시총 1兆 무너진 파두의 해명 "부정적 의도·계획 없었다"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파두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유도석 한국IR협의회 상무(왼쪽부터),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이부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 이지효 파두 대표이사,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팹리스 업체 파두의 시가총액 1조원이 무너졌다. 2·3분기 실적 발표 전 시가총액 약 1조6890억원으로 7000여억원이 증발했다.

이에 대해 파두는 "상장을 진행했던 시점까지는 고객사의 발주 중단 규모 및 기간에 대해 예측하지 못했다"며 "그 어떤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 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13일 파두는 "NAND 및 SSD 시장의 급격한 침체와 AI(인공지능) 강화 등을 위한 데이터센터들의 대대적인 시스템 재점검 절차가 맞물리면서 고객사들은 부품 수급을 전면 중단했다. 해당 분기의 파두의 실적에 직접적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파두는 8월 7일 상장, 처음으로 발표한 실적이 어닝쇼크(시장기대치 대비 부진)를 기록했다. 7일 발표한 파두의 3분기 매출액은 3억2081만원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기록한 135억9243만원 대비 97.6% 하락이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80억4406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기록한 325억6016만원 대비 44.6% 줄었다. 상장 당시 예상했던 올해 예상 매출액인 1203억원 달성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파두의 주가는 공모가(3만1000원) 이후 상장 한 달여 만에 4만7100원까지 주가가 올랐으나 두 달여 만에 반 토막났다. 10일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21.93% 폭락한 1만8970원이다.

실적 부진을 숨기고 상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 파두는 "2분기에 기존 고객들의 발주가 취소됐지만 단기적인 재고조정으로 봤다. 신규 고객들이 제공했던 계획이 더해진다면 큰 문제없이 3분기 및 4분기 실적이 달성되고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 신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IPO(기업공개)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3분기 중반 이후로 시장의 심각한 침체가 가속되면서 글로벌 SSD 시장 전체에 공포가 찾아왔다. 파두의 고객사인 NAND도 극도의 매출부진과 적자를 겪었다"며 "기대했던 신규고객들의 진행하던 프로젝트들이 연기되고 취소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하반기에 기대했던 매출의 회복 역시 상당기간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두는 부정적인 요소가 관여할 수 없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상장이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이익미실현기업으로 관련 법규에 근거해 요구되는 검토 및 입증절차를 통해 상장됐다는 설명이다.

파두가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것도 주가를 자극했다. 증권신고서 등에 따르면 파두는 상장 1개월이 지난 9월7일 825만287주, 2개월 후인 지난달 7일까지 121만4218주, 3개월 후인 지난 7일까지 370만5786주가 매각제한에서 해제됐다. 공모 후 주식 수 대비 27.41%에 달한다.

파두 대표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 공동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도 도의적인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파두 상장 당시 비교 기업은 글로벌 팹리스 기업인 브로드컴 등였다. 고평가를 통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에게 버블을 전가했다는 혐의다.

파두 관계자는 "최근의 극도의 SSD 시장 침체로 인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2023년 목표로 했던 재무적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4분기에는 3분기보다는 회복된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이후에는 조금씩 원래 파두가 목표로 하고 있던 성장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세쿼이아트리5호 세컨더리 벤처투자조합과 에프피파인트리1호 등 포레스트파트너스의 출자 펀드는 3~8일동안 수 차례에 걸쳐 주식 334만4496주(6.92%) 중 136만6063주(2.86%)를 장내매도했다. 초기 투자자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와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