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15년여 만에 860원대로 떨어지는 등 엔저가 지속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11.08. 사진=뉴시스
자료=한국은행 2023년 10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파이낸셜뉴스]지난 10월 거주자외화예금이 46억10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이후 세 달 만의 증가 전환이다. 기업이 수출대금을 환전하지 않고 달러화, 유로화 형태로 예치해두면서 외화예금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 대비 46억1000만달러 늘어난 943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8월(-59억달러), 9월(-94억1000만달러) 줄었던 외화예금이 세 달 만에 늘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내국인·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 진출 외국기업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통화별로 살펴보면 달러화예금이 40억3000만달러 늘어 10월말 기준 778억8000만달러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기업의 수출대금 및 해외 자회사 배당금 예치, 추석연휴를 대비한 예비성 해외이체 자금의 회수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추석연휴 해외 증권거래를 위해 해외계좌에 일시 예치해둔 증권사 투자자예탁금이 회수되고, 기업들이 수출대금과 배당금을 환전 없이 예치해두면서 달러화예금이 증가한 것이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의 경우 지난 9월부터 두 달 연속 늘었다. 3000만달러 줄었던 8월을 제외하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엔화예금이 계속 늘고 있다. 엔화예금은 10월중 2억3000만달러 늘어 월말 기준 86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해외 자회사 배당금 수령으로 소폭 증가한 데다, 환차익을 고려한 엔테크(엔화+재테크)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화예금은 전월대비 2억4000만달러 늘어난 5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결제대금 일시 예치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예금이 10월말 기준 797억달러, 개인예금이 146억달러로 각각 44억8000만달러, 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10월말 기준 국내은행 외화예금잔액이 847억2000만달러, 외은지점 예금잔액이 95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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