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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점포폐쇄 직격한' 이유 있었다.. 4년간 서울에서만 銀 점포 281개 폐쇄

서울·경기·부산 등 일평균 200명 이상 고객 찾던
은행 지점들도 문 닫아
銀, 우체국과 제휴 및 공동점포 운영으로
소비자 보호 대책 실행 중
해외에선 '뱅킹 허브' '팝업지점' 운영

이복현 '점포폐쇄 직격한' 이유 있었다.. 4년간 서울에서만 銀 점포 281개 폐쇄
2023.8.22/뉴스1

[파이낸셜뉴스]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국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들의 '점포 폐쇄'는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1000개 이상의 점포가 없어졌고 지난 1년 사이에만 국내 294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이라는 영업 전략으로 금융 소비자들의 은행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은 공동 ATM 설치와 우체국 창구 제휴 등을 통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은행 점포수는 총 5903개로 1년 전(6064개)과 비교해 161개 줄었다. 2020년 상반기(6789)에 비해서는 886개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신 전인 2019년 상반기(6931개)와 비교하면 1028개 점포가 폐쇄됐다.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를 포함한 숫자로 4년간 1000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은 것이다.

국내로 범위를 좁혀서 살펴보면 지난해말 기준 은행 점포수는 5800개로 1년새 294개 줄었다. 2010년 이후 점포 수가 가장 많았던 2012년(7673개) 대비 24% 감소했다. 지난 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어려운 시기 금융 소외층 접근성을 제고해야 한다"라며 은행 점포폐쇄 문제를 재차 지적한 이유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부산·경남의 점포들이 문을 많이 닫은 걸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서울 점포수는 1334개로 2019년(1615개)대비 281개 줄었다. 2022년 한 해에만 서울에서 88개 점포가 사라졌다. 서울 다음으로 점포수가 많은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점포는 856개로 2019년(996개)에 비해 140개 줄었다. 인천에서는 4년간 29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우리은행이 서울·경기에서 총 45개 지점을 폐쇄했고 △신한 39개 △국민 33개 △하나 17개 △농협 5개를 각각 줄였다.

부산에서도 2019년 264개였던 5대 시중은행 점포수가 지난해 218로 46개 감소했다. 경남에서는 202개에서 171개로 31개가 폐쇄됐다. 대구에서는 같은 기간 26개(157→131), 대전 23개(147→126), 경북 22개(172→150), 충남은 15개(157→142) 줄었다.

하루평균 200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이용했던 지점들도 문을 닫았다.

A시중은행의 서울 응암점은 하루평균 233명의 고객들이 이용했지만 문을 닫았다. 부산 문현동 지점도 일평균 207명의 고객이 찾았지만 폐쇄됐다. 200명 이상 고객이 이용하던 동광주점, 성남 모라점, 서울 도봉점도 역시 문을 닫았다. B시중은행의 경우 부천 역곡지점 이용고객이 193명이었으나 점포를 폐쇄했다. C은행의 대전 부사동 지점은 하루평균 268명 고객이 찾았지만 역시 폐쇄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은행에서도 당국의 '점포 폐쇄 내실화방안'에 맞춰 소비자 보호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 금융위와 금감원, 은행연합회는 △폐쇄결정 전 지역인사 등 외부전문가 의견 수렴 △사전영향평가시 수익성 관련 제외 △ATM 이외 대체점포 우선 마련 △은행 경영공시(연4회)에 점포폐쇄 사유 및 대체수단 명시 등의 내용을 담은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한 후 시행 중이다.

은행이 공동으로 ATM을 설치하거나 우체국 창구와 제휴, 편의점과 은행 간 제휴를 맺어 소비자들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경기 하남, 광주 광산 등 총 8대의 공동 ATM을 운영 중이다. 국민과 신한은 경기 양주와 경북 영주에서, 하나와 우리은행은 경기 용인에서 공동점포를 운영하는 등 개별은행 간 공동점포도 운영하고 있다.

우체국과 창구 제휴를 맺은 8개 은행(산업·기업·씨티·전북·국민·신한·하나·우리)의 경우 고객들이 전국의 우체국 창구를 통해 입출금과 이체, 통장정리 등 간단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은행연합회는 "금융소비자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각 은행들이 고령층 특화 점포, 복합 문화공간 점포 등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운영 중"이라며 "수도권 소재 고령층 대상으로 모바일뱅킹 교육, 금융사기 예방교육도 연합회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 아래 세계 각국에서도 은행 점포가 줄어들며 소비자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최근 해외 은행들의 지점 운영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지점은 2020년 6월 8만1669개에서 올해 6월 7만6211개로 7.9% 감소했다. 영국의 주요 은행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50% 이상 지점을 폐쇄했다.
작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약 1100개 은행이 폐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은행들은 우체국 내 공유 지점인 '뱅킹 허브'를 운영하고, 점포가 폐쇄된 지역에 팝업 지점 등을 개소해 운영 중이다. 호주에서는 타 은행 고객들도 모든 은행 지점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