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무위 소위서 금융위 추진법안 논의
'산은 본점 부산이전' 산은법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규정' 지배구조법
'금융사 채무조정 활성화' 채무자보호법
'기업 워크아웃 지원' 기촉법에
통장협박 등 보이스피싱 방지법안 및
"뜨거운 감자" 銀 횡재세 법안도 테이블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 금감원장, 김 위원장,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 뉴스1
[파이낸셜뉴스]오늘(21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주요 법안들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다. 금융회사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범위를 명확히 하고 반복적 금융사고가 일어날 시 CEO(최고경영자)도 제재하도록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할 근거를 규정한 산업은행법 등 선 굵은 법안들이 논의된다.
지난달 15일부로 실효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과 금융위가 직접 제출한 개인채무자보호법도 안건으로 올랐다. 여야는 비쟁점 민생법안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심사·의결할 계획이다.
與野 이견 없는 채무자보호법 드디어 문턱 넘나
21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에서 금융위의 중점 추진 법안들을 심사한다. 가장 통과 가능성이 높은 법안은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개인채무자보호법이다. 해당 법안은 취약차주 보호를 위해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연체이자 제한 △추심부담 경감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채무조정 요청권 신설이다. 개인채무자가 대출을 연체할 경우 금융사에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사는 요청일에서 10영업일 이내 채무조정 여부를 통지토록 했다.
개별 금융회사가 보수적으로 채무조정하는 걸 막기 위해 채무조정에 필요한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임직원이 채무조정 업무를 할 때 지켜야 할 절차와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상환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채무원금에 대해서는 연체 가산이자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한 내용도 담겨 있다.
여야는 앞선 논의 과정에서 법 적용을 받는 채권 범위를 당초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이하로 확대키로 잠정 합의했다. 복수의 정무위 관계자들은 "여야가 잠정 합의해놓은 데다 각 당에서도 민생법안이라고 보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금융사 임원 책무구조도 도입법' '기업 워크아웃 지원법' 통과 불투명
금융사 책무구조도의 개념도.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가 서두르고 있지만 이날 소위 통과가 불투명한 법안들도 있다.
여야 안이 모두 나온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세부 쟁점에 대해서는 조율이 아직 안 된 상태다.
윤한홍 국민의힘 간사가 낸 법안은 △임원과 CEO 등에 내부통제 관리의무 부여 △내부통제 책무별 임원을 지정한 책무구조도 도입 △내부통제 관리 위반시 임원 제재 및 제재 감면 근거 마련 △이사회 안에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비슷한 듯 다르다. △CEO에 내부통제기준 점검 및 보완 책임 부여 △이사회가 CEO의 내부통제 업무 관리 △업무영역별 내부통제 관리책임자 지정 △정상적 내부통제 작동시에는 임원 책임 감면 등의 내용이다. CEO를 비롯해 임원의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강화하도록 하는 총론에는 여야가 공감대를 갖고 있지만 각론을 두고는 아직 조율이 안 돼 있다.
지난 10월 15일 일몰돼 효력을 잃은 기촉법은 '법원과 금융위간 협의'가 관건이다. 부실징후기업의 선제적·신속한 채무조정 근거를 담은 기촉법은 여야 의견차보다는 법원과 금융위의 이견 해소가 필요한 법안이다.
법원에서는 이미 기업 회생과 관련 절차가 있는 데다, 채권단 재산권 침해에 대한 논란도 있어 기촉법에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에서는 부실징후기업이 법원 회생절차로 갈 경우의 낙인효과를 막고 신속한 워크아웃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신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과 비은행이 포함된 금융사들과 기업간 자율협약으로 기촉법 공백을 메우고 있으나 법적 근거가 없어 한계는 있다.
이견 큰 산은법·銀 횡재세 법안은 통과 난망.. '통장협박 방지법'도 논의
KDB산업은행 전경.
산은법과 이른바 '횡재세 법안 패키지(서민금융법·금융소비자보호법·은행법) 등은 여야간, 의원간 의견이 엇갈린다.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한다는 내용을 담은 산은법은 여당과 부산지역 의원들은 찬성하는 반면 야당 의원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산업은행 부산 이전시 2045년까지 비수도권에 125조원을 추가 공급해 300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된다"면서 부산 이전으로 지역과 수도권간 격차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산은 노조는 "금융위와 산은 사측의 일방적인 추정 결과를 인용한 것"이라며 "객관적 검증을 위해 '노사 공동 이전타당성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라"고 맞받았다. 정무위 관계자들은 의원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만큼 당장 이날 소위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을 포함해 금융사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둔 경우 "땅 짚고 헤엄쳤다"라고 보고 초과이익을 환수 또는 부담금·출연금 형태로 내도록 한 횡재세 법안들도 통과가 어려울 전망이다. 여당에서 시장 논리에 반한다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데다 야당 안에서도 제도화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들이 나와서다.
이외에도 이날 정무위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차원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보험회사의 '자기손해사정'을 금지하고 '유사 손해사정'을 제재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서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통과에 적극적이다. 계좌가 공개된 자영업자 등에게 임의로 금전을 입금한 후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며 금융회사에 신고하고, 계좌를 지급정지시킨 후 이를 미끼로 명의인에게 돈을 요구하는 '통장협박'과 관련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이 아니다"라고 판단할 경우 계좌 일부만 지급정지토록 하는 법안, 금융회사와 OO페이(간편페이) 선불업자간 계좌정보를 공유하고 불법수취계좌의 신속하게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법안 등이다.
여야 정무위원들은 12월 예산 정국과 내년 4월까지 이어지는 총선 정국 등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일단 비쟁점 법안부터 신속 처리할 방침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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