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비상문을 착륙 직전 강제로 개방한 30대 남성.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 착륙 직전 비상 출입문을 열었던 30대 남성 A씨에 대해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1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정진우 부장판사)은 항공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26일경 대구공항 상공 고도 224m에 있던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에서 시속 260㎞로 하강하던 중 갑자기 비상 탈출구 출입문 레버를 조작해 개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항공기에는 승객 194명과 승무원·조종사 6명 등 총 200명이 탑승했다. 승객 중에는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 30여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돌발 행동으로 외부 비상구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 수리비 6억원이 발생했으며, 도착 후 승객 9명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승객 197명 가운데 미성년자 10명과 성인 13명 등 23명이 급성불안 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범행 당시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전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대구에 가서 정신과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라고 경찰과 통화한 내용과 조현병 가능성 등 최소 5년간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검사 결과를 종합했다"라고 A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의 범행으로 많은 승객들이 위험에 빠졌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정신질환 치료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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