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사진 왼쪽)이 23일 서울 강남의 한 빌딩에서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카카오의 쇄신을 위한 준법 경영의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카카오 제공
[파이낸셜뉴스]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 및 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가 상견례를 마쳤다. 이 자리에는 카카오 창업자이자 경영쇄신위원장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참석해 눈길을 끈다.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한 김 센터장이 회사의 준법 및 윤리경영 체계 마련에도 적극 힘쓰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소영 전 대법관(위원장)을 비롯해 7인의 위원들로 구성된 준신위는 이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지난 3일 출범한 준신위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맡는다.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 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위원회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첫 회의 현장에는 김 센터장과 김 위원장을 포함해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프리챌 공동창업자)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한국은행법학회장)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 위원이 참석해 향후 일정 및 운영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전 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관계사들이 준법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해당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준신위의 목표”라며 "연말까지 준신위가 선정한 아젠다에 대해 논의를 착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속도를 중요시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쉽다”며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준신위 구성을 결정하게 됐고 흔쾌히 수락해주신 위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준신위의 독립적 운영을 존중하며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테니 카카오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난 10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김 센터장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의혹' 등 카카오 공동체가 맞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월 30일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며 쇄신 의지를 보이고 있다. 2차 공동체 경영회의 이후 준법 및 윤리 경영 체계를 만들기 위한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모빌리티 독과점 이슈도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카카오 택시의 독과점 이슈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등 카카오모빌리티 사업에 빠른 쇄신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관련 업계와 소통 및 협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 13일 택시 4단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 수수료 체계 단순화, 가맹택시 실질 수수료 수준 인하 및 조정, '수락율' 기반의 배차 시스템에서 공정배차를 위한 새로운 기준 마련 등에 관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오는 30일에도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단체와 두 번째 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수수료 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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