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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쥐 종양이 5일만에 반토막났다

가톨릭대-성균관대 공동연구진, 암표적 총알 개발
근적외선 쬐어주면 열이 나면서 항암약물 뿜어내
열·약물로 두번 타격… 조직재생·당뇨·관절염 적용

실험쥐 종양이 5일만에 반토막났다
연구진이 만든 총알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락트산과 티타늄으로 직경 2㎜, 높이 8㎜, 두께 0.5㎜로 3D 프린팅했으며, 내부의 항암약물이 쉽게 방출할 수 있도록 직경 0.6㎜의 구멍을 40개 뚫었다. 가톨릭대 정현도 교수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 정현도 교수, 성균관대 박우람 교수 공동연구진이 암세포를 열로 한번 태우고 항암약물을 뿜어내 확인 사살하는 '암표적 총알'을 개발했다. 실험쥐에 테스트한 결과, 5일만에 종양조직이 54% 줄어들었다.

3일 연구재단에 따르면, 이 총알은 X선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근적외선을 쬐어주면 열이 나도록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또한 총알의 표면에 작은 구멍을 내 온도가 올라가면 약물이 방출되도록 했다.

정현도 교수는 "이 총알은 신체의 최소 부위만 절개해 가느다란 관을 영상장비로 보면서 종양조직까지 밀어넣고 주사기 공기압으로 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것과 항암제가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종양조직을 치료기간동안 간단한 방법으로도 지속적으로 위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고민했다.

이같은 여러 사항을 고려해 3D 프린팅된 물체를 표적 부위에 쉽게 삽입하고, 적재된 약물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총알 구조로 설계했다.

우선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락트산과 티타늄으로 직경 2㎜, 높이 8㎜, 두께 0.5㎜의 총알을 3D 프린팅했다. 또 총알 안에 넣을 항암약물이 쉽게 방출할 수 있도록 직경 0.6㎜의 구멍을 40개 뚫었다. 이 총알은 몸 속에 삽입하고 2분간 근적외선을 쬐어주면 1~2분 사이에 45도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총알 속에 있던 약물이 구멍을 통해 외부로 뿜어져 나온다. 또한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몸 안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돼 사라진다.

연구진은 세포와 동물실험을 통해 이 총알이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암에 걸린 실험쥐에 이 총알을 가느다란 관인 카테터를 이용해 종양조직 부위로 밀어넣었다.

실험쥐 종양이 5일만에 반토막났다
암표적 총알이 종양조직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였다. 사진 윗줄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은 쥐의 종양으로 5일만에 186%까지 커진 반면, 맨 아랫줄은 총알로 치료한 쥐의 종양으로 5일만에 54%까지 작아졌다. 가운데는 약물이 없는 총알로 근적외선만 쬐어준 주의 종양으로 크기 변화가 거의 없다. 가톨릭대 정현도 교수 제공
이후 매일 두번씩 2분간 근적외선을 쬐어주었다. 5일이 지난뒤 확인한 결과, 종양의 크기가 54%로 줄어들었다.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은 쥐의 종양은 5일뒤 186%까지 커진 것과 비교해 종양 억제율이 75%였다.

정현도 교수는 "실제 총알은 사람을 죽이지만 이 총알은 암세포를 죽이고 사람을 살리는 총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총알은 항암치료 뿐만아니라 조직재생과 당뇨,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개발한 총알은 가톨릭대 정현도 교수가 생체소재 3D 프린팅 분야를 담당하고, 나노입자를 활용한 표적지향 약물 적용 암 치료에는 성균관대 박우람 교수, 유무기복합 생체소재는 가톨릭대 한기남·이현 박사 등이 협업해 화학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