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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따라 네덜란드 간 '이재용·최태원'..'슈퍼 乙' 찾는 이유

尹 따라 네덜란드 간 '이재용·최태원'..'슈퍼 乙' 찾는 이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 정상 최초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동행하며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 클린룸을 방문하며 '슈퍼 을(乙)'로 불리는 이유에도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으로 12~13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머무리는 순방길에 동행한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윤 대통령과 ASML을 찾아 베닝크 CEO 및 경영진을 만나고 클린룸을 참관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미국, 일본, 대만 등 전 세계 반도체 경쟁 주요국은 아니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는 'ASML 보유국'으로 꼽힌다.

ASML은 노광장비인 EUV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반도체 파운드리 협력사이지만, 파운드리 업체는 ASML의 EUV 없이는 미세 공정 제품 생산이 불가능하다. 반도체 업계에서 ASML이 '슈퍼 을'로 불리는 이유다.

반도체 제작 단계 중 웨이퍼 표면에 빛을 쏴 설계된 회로를 세기는 공정이 '노광'이다. 이 회로가 미세할 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칩 수가 증가한다. 회로가 미세할 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칩 수 증가한다.

한정된 웨이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회로를 세기는 것은 반도체 성능과 직결된다. 차세대 기술을 도입할수록 패키징을 비롯한 후공정 및 복잡한 미세 공정이 까다로와지면서 최첨단 노광장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ASML은 1년에 30~40대의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EUV의 한 대 가격은 3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 만큼, 반도체 업체들은 이 장비 확보가 곧 생산 능력과 제품 수율에 영향을 미친다.

이 회장은 ASML 고위 경영진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유럽 출장에서도 ASML 본사를 찾았고, 11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공식 방한에도 베닝크 CEO와 차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베닝크 CEO와 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 시장 전망은 물론 중장기 사업 방향 등 폭넓은 내용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 역시 한국 시장을 핵심 거점으로 보고, 원활한 장비 공급을 위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경기 화성에 부품 수리 센터도 건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한국 수출에 ASML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할 만큼, 양국과 기업 간 협력은 필수적"이라며 "이번 출장 성과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 사업 향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