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 주가흐름은 공개매수 실패 의도"..금감원, 누구 손 들어주나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15일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 시세조종 등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조 명예회장은 지분 2.72%를 매수, 조현범 현 회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53)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 차녀 조희원(56)씨와 손 잡고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공개매수 중이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사업형 지주회사다. 한국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30.67%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벤튜라는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조사1국 시장정보분석팀에 조 명예회장에 대한 시세조종 조사를 촉구하는 '자본시장법 위반 조사 요청서'를 정식 제출했다.
MBK는 자신들이 제시한 공개매수가(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조 명예회장이 높은 단가에 주식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7∼14일 한국앤컴퍼니 주식 총 258만3718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평균 매수가는 2만2056원이었다. 조 명예회장으로서는 2020년 한국앤컴퍼니 지분 23% 전량을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물러선 후 행보다.
MBK는 "7일부터 14일 사이에 7일을 제외하면 당일 종가보다 높은 평균 단가로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고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명예회장이 언론을 통해 'MBK가 공개매수가를 인상하는 경우 직접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를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고정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조 명예회장이 시세조종 의도로 주식 매입을 개시한 것이란 사실을 방증한다. 마치 해당 시점까지는 아직 조 명예회장의 본격적인 개입이 없었다는 점을 내포한 것이다. 그 당시까지의 주가 흐름이 조 명예회장의 개입 없이 일반 주주들의 정상적인 수요, 공급에 따라 형성된 것처럼 일반투자자를 오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MBK는 조 명예회장이 공시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8일 조 현 회장은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통해 MBK와 손잡고 공개매수에 나선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원 씨 등을 특별관계자에서 제외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MBK는 "해당 특별관계자 변동을 보고하면서 해당 공시에 지난 7일 조 명예회장의 주식매매에 따른 변동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이는 보고일 전날까지 신규로 보고 사유가 발생하면 함께 보고하도록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제 147조 제 3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원으로, 공개매수일 이전 1개월 및 3개월 간의 가중산술평균주가인 1만4187원 및 1만2887원 보다 각각 41%와 55%의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발행주식총수(9493만5240주) 중 약 27.32%인 2593만4385주다. 공개매수 목표의 최소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0.35%인 1931만5214주다. 최대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7.32%인 2593만4385주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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