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 현장방문 도중 흉기 피습 당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자작극’ ‘정치쇼’ 라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각종 악성 루머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3일 정치권과 각종 정치 관련 SNS서는 이 대표 피습 관련 음모론이 계속되고 있다. 야권 지지자들은 현 정부의 부실 대응을, 여권 지지자들은 이 대표의 자작극을 의심하며 상대 정치 세력을 향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 책임론에 자작극 주장까지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국민이 긴급 뉴스에 놀라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의 가짜 뉴스가 국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고 있다”면서 “테러도 강력하게 규탄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가짜뉴스로 2차 가해, 2차 테러 가하는 자들도 흉악범 못지않게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는 “섣불리 이 대표를 동정할 수가 없다. 숙련된 선수로 인해 선거판을 뒤집기 위한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출연자도 “한동훈 지지율이 오른 뒤의 피습사건이다. '자작나무' 사건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자작나무’란 자작극을 말한다. 이 외에도 "칼을 제대로 쓰면 푹 들어간다. 그런데 (상처가) 1㎝에다 의식이 있었다는 것은 의심스럽다"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이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 이유, 피의자 김모 씨의 당적 등을 두고 각종 뒷말이 나왔다.
정치권 "배후설 부적절" 경계 목소리
여야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음모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경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쾌유 기원 외에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표님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공지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도 “지지하는 정치색이 다르다고 해서 지켜야 되는 기본적인 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런 음모론에 대해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혹시라도 신당을 지지하는 분들 중에서 여기에 대해서 음모론이라는 걸 얘기하는 분들이 좀 없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유튜버 중에 보면 ‘이게 조작극이니’ 뭐 이렇게 하는 분들이 있었다.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한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피습 사건에 대한 의견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 당내 ‘피습 관련 대책 기구’를 만들어 후속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