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상장, 지주회사처럼 디스카운트 우려
김경록 미래운용 고문 "공모펀드 상장, 개 꼬리로 몸통 흔들기"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파이낸셜뉴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공모펀드에 대한 쓴소리를 냈다. 금융당국이 공모펀드의 상장 추진에 나섰지만, 상장지수펀드(ETF) 대비 장점을 살리려면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의 "공모펀드를 상장 시킨다고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페이스북에서 지적에 동감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공모펀드의 상장 관련 "유동성 부여를 목적으로 상장하면 폐쇄형의 경우 다소 도움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지주회사처럼 같이 디스카운트(할인)되면?(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응답했다.
그는 "정말 공모펀드의 투자자에 대한 유인효과가 제대로 돼 있나"라며 "그동안 공모펀드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규제로 덧칠했다.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리지만 효율성과 시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미국은 과거보다 못하지만 (공모펀드가) 여전히 퇴직연금의 주요 투자방법"이라고 토로했다.
김 고문은 "공모펀드는 매매를 자주 못하는 것이 단점이 아니다"며 금융당국의 공모펀드의 상장을 통한 경쟁력 제고 방안에 쓴소리를 냈다.
그는 "공모펀드는 퇴직연금 등에서 운용할 때 장기적으로 안정감을 주게 운용해야 한다. 저 배를 타면 폭풍이 와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을 줘야 할 것"이라며 "좋은 프로세스, 좋은 사람, 글로벌 우량자산, 헌신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어느때부터 공모펀드는 이런 부분이 사라졌다. 이걸 살리지 않고 상장해서 매매가 잘되게 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찯으면 '개의 꼬리로 몸통을 흔든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일반 공모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판매 수수료·판매 보수 등 각종 비용을 절감하면서 주식처럼 간편하게 사고팔 수 있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공모펀드를 ETF처럼 매매할 수 있게 유동성 공급자(LP)를 통한 유동성 공급도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금융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연내 상장, 매매를 추진한 뒤 2024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거쳐 법제화를 추진한다.
은행과 증권사 등 공모펀드 판매사가 투자자 계좌에서 판매 보수를 직접 떼도록 구조를 바꿔 가격 경쟁도 촉진한다. 판매사가 펀드 재산 내에서 판매 보수를 지급받지 않고 투자자 입출금 계좌에서 직접 판매 보수를 수취하는 ‘제로 클래스(가칭)’를 통해서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판매 보수는 판매사가 아닌 운용사가 사전에 일률적으로 정해 펀드 재산에서 직접 뗀다.
이 때문에 투자자는 자신이 부담하는 판매 보수 성격을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런 구조는 판매사가 수익률 좋은 펀드보다 판매 보수가 높은 상품을 투자자에게 권하는 유인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경쟁 도입 효과로 판매 보수(요율)가 법상 한도인 1% 내에서 판매사별로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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