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설비 일부 무자격자 설치
마지막 하나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수단이 태양광 발전사업을 둘러싼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압수수색한 지난해 12월 28일 한 직원이 재생에너지정책관실을 출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임 문재인 정부 태양광 비리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캐도 캐도 비리가 줄을 잇는다. 이번에는 문 정부 5년간 공공기관의 태양광 설비가 200건 넘게 무자격 업체에 의해 설치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15일 2017∼2022년 전국 182개 공공기관의 태양광 사업을 조사해 보니 전체 1752건 중 234건을 전기공사업법상 자격이 없는 시공업체가 시행했다고 한다.
전체 예산 3650억원 가운데 무자격 업체에 지급한 돈이 510억원이다. 공공기관만이 아니다. 전국 14개 시도에서 1만2113건의 태양광 사업을 지원했는데 1214건을 무자격자가 시공했고, 예산은 12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위험한 전기공사를 무자격자에게 맡겼다는 말인데, 누전이나 화재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 텐가.
운동권 출신 허인회씨가 문 정부 때인 2020년 구속된 것을 필두로 크고 작은 태양광 비리들이 지금까지 고구마 줄기처럼 끊임없이 확인되고 있다. 전력사업기반기금으로 지원한 태양광 등 사업에서 8440억원 규모의 비리를 밝혀냈다고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전력기금을 멋대로 썼다는 것은 국민이 낸 전기요금을 불법적으로 나눠 가졌다는 뜻이다.
비리 유형은 다양하다. 가짜 버섯재배사, 곤충사육사 등을 지어 태양광 자금을 받아내거나 대출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인허가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안면도 태양광 비리로 전직 산업부 과장 2명이 수사를 받고 있고, 다른 건으로 한전 직원 10명이 해임됐으며, 한국수력원자력과 현대글로벌은 압수수색을 당했다.
한마디로 총체적 비리, 복마전이다. 발전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원전 가동은 중단해 놓고 태양광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혈세를 공직자를 포함한 수많은 관련자들이 제 돈처럼 갖다 쓴 것이다. 심지어 무자격자까지 끼어들어 날뛰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것인데 기가 찰 일이다. 그 피해는 누구에게 돌아갔겠는가. 바로 우리 국민들이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은 적절한 비율로 활용해야 하지만, 산이 많고 계절에 따라 일광의 차이가 큰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멀쩡한 숲을 파헤치고 호수를 패널로 뒤덮어 환경을 파괴하면서 생산하는 태양광 에너지는 득보다 손실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을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의 미명하에 국토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태양광 사업을 밀어붙였다.
국민 피해는 혈세 낭비만이 아니다. 원전 가동 중단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태양광 정책으로 전기 생산단가는 치솟았고, 요금을 수차례 올리고도 수십조원의 한전 적자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제 과거의 잘못은 바로잡고, 관련자들은 엄단해야 한다.
그래야 비슷한 과오를 줄일 수 있다. 기왕에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일부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 남은 비리 하나까지도 낱낱이 파헤치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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