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한반도 북쪽만 빨간색으로 표시
'적대적 교전국' 규정 이후 민족 지우기 작업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방영한 연속참관기 '국제친선전람관을 찾아서' 프로그램 시작 화면(오른쪽)에서 한반도 북쪽 부분만 빨간색으로 강조되어 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 조선중앙TV 화면
[파이낸셜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일, 동족이라는 개념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가운데, 관영 텔레비전이 한반도 지도 그래픽까지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지난 17일 방영한 연속참관기 '국제 친선 전람관을 찾아서' 프로그램을 보면, 시작 부분에 등장한 지구 그래픽 이미지에서 한반도 북쪽 부분만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같은 시리즈의 지난 15일 방송분에서는 제주도, 울릉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이틀새 남쪽 부분을 기존 빨간색에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푸른색으로 변경한 것이다.
북한 TV의 이러한 조치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뒤,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통일'과 '민족' 지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의 민족력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남북 당국간 회담을 주도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남북 당국 및 민간의 교류협력을 전담한 민족경제협력국,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담당해온 금강산국제관광국 폐지가 결정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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