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파이낸셜뉴스] 60대 여성이 생애 처음으로 출근을 하게 됐다는 사연을 전해 격려와 응원이 쏟아졌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이 60…생애 첫 취업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올해 60세가 됐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하고 바로 아이들 낳고 육아만 하느라 일을 해 보지 못했다"며 "대학 때 속도위반으로 중퇴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전업주부로 살면서 아르바이트조차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시댁에서는 맏며느리로, 친정에서는 장녀로 양가를 돌보고 살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가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부터는 손주들을 돌보며 살았다고 한다.
평생 남편, 애들 뒷바라지…작은 경력 하나 없어 '위축'
A씨는 퇴직한 남편이 최근 다시 재취업을 했다며 둘째까지 출가시키고 나니 시간이 남아 '나도 뭘 좀 해볼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A씨에게는 작은 경력 하나 없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더 없었다.
A씨는 "60이란 나이가 슬슬 몸이 아파지기 시작할 때라 뭘 좀 해보겠다고 나섰다가 병원비가 더 들겠다는 생각에 시작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지금보다 더 늦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니 도전해 보자 싶어 많이 알아봤다"고 했다.
일자리를 찾던 A씨는 홀서빙 자리에 지원하게 됐는데 지원자가 무려 98명에 달했다고 한다.
채용공고에는 '전화 지원은 거절, 지원서를 통해서만 지원 받는다'고 명시돼있었다. A씨는 "'지원하기'를 누르고 지원서를 써야 하는데 뭘로 나를 어필해야 저 사람들을 뚫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경험도 없고 나이도 많고 답이 없더라"며 막막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A씨는 지원서를 써내며 용기를 내 "아직 마음의 결정을 하지 않으셨다면 오후에 직접 가게로 가보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였고, 몇 시간 후 "가게에 와보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가게 직접 찾아온 사람은 A씨 1명…'열정' 보여 합격
가게를 찾아온 A씨에게 사장은 "전부 지원서만 써냈지 와보겠다는 사람은 (A씨) 하나였다"며 "그 짧은 글에서도 열정이 보여 직접 보자고 했다"고 A씨를 부른 연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이도 젊어 보이고 인상이 깨끗하니 좋으시다"며 A씨를 바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A씨는 "합격 후 남편에게 말했더니 '왜?'라며 의아해하면서도 첫발을 디뎠으니 잘해보라고 해주더라. 아이들은 '이야 대박'이라면서 엄마의 첫 직장이라고 응원해줬다"며 기뻐했다.
바로 다음날부터 첫 출근을 하게 됐다는 A씨는 "출근해서 근로계약서 쓰자고 하시는데 설렘으로 (손이 떨려) 글씨가 흔들리지 않을까 행복한 고민도 해 본다. 2024년이 제겐 제2의 인생 출발의 해가 될 거다. 비록 홀 서빙이지만 제겐 첫 도전이자 첫 취업이라 셀프 칭찬 겸 다짐을 함께 담아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인생은 60부터 입니다.
" "용기에 박수 드린다", "대단하시다. 더 젊어지실 거다", "너무 멋진 글이다. 멋있다" 등의 댓글로 A씨를 응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