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V 고압 견디는 소재·부품 공정 개발
전력망·고속철·전기차·데이터센터 적용
기존 트렌지스터 10분의 1로 축소 가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문재경 박사(오른쪽)와 한국세라믹기술원 전대우 박사가 공동연구 개발한 산화갈륨 에피소재와 모스펫(MOSFET) 소자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ETRI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문재경 박사팀이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함께 3000V의 고압을 견뎌내는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와 부품 공정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부품을 만들면 기존의 부품보다 절반 크기로 줄일 수 있고, 성능은 10배, 가격 경쟁력은 20배까지 높일 수 있다.
1일 ETRI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국내 최초로 3000V급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의 부품이다.
전력반도체는 흔히 트렌지스터라 부르는데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들어가 있다. 집으로 들어오는 220V의 전압을 변환해 낮추거나 높여 전자제품을 작동시키는 부품이다. 전력반도체의 가장 오래된 소재는 실리콘. 이보다 성능이 좋은 대표적 소재가 실리콘 카바이드와 질화갈륨이다.
연구진은 "이번 산화갈륨 에피 소재와 전력반도체 '모스펫(MOSFET)'소자 기술은 기존 전력반도체보다 3분의 1~5분의 1 수준으로 제조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차세대 전력반도체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산화갈륨 반도체는 성능이 더 우수해 더 높은 전압까지 견딜 수 있어 전력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50% 이하로 줄여 소형화가 가능할 뿐만아니라 전력변환 효율도 높다. 따라서 전력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어 기존 전력반도체 대비 소자의 가격 경쟁력까지 2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자는 전력변환 효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인버터 및 컨버터 시스템의 크기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9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력반도체 부품은 이동통신이나 전기차, 태양광 및 풍력발전, 전력전송, 국방, 우주항공, 양자컴퓨터 등 국가 산업 전반에 사용되고 있는 핵심 부품이다.
ETRI는 4미크론 두께의 도금공정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4인치 모스펫 소자 공정 및 상용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국내 기술로 개발된 4인치급 대면적 에피소재 및 소자 공정 기술을 활용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양산기술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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