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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고개 숙인 엔씨, 올해는 신규 IP로 글로벌서 승부수

엔씨, 연간 연결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

실적 부진에 고개 숙인 엔씨, 올해는 신규 IP로 글로벌서 승부수
엔씨소프트 게임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 관련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엔씨소프트(엔씨)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5% 가량 급감하는 등 수익 방어에 실패했다. 인기 지식재산권(IP) 리니지 시리즈 외 주요 수익원이 없는 데다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야심작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면서다. 올해는 TL 등을 글로벌에 선보이는 한편, 신작 출시와 신규 IP 발굴에 적극 투자해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 연속 하락세

엔씨는 지난해 연간 연결 매출 1조7798억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31%, 75% 줄었다. 엔씨는 지난해 지속적으로 수익성 악화화를 겪었다. 지난해 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4분기 816억원, 2·4분기 353억원, 3·4분기 165억원, 4·4분기 39억원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이 크게 힘쓰지 못하며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플랫폼별 연간 매출에서 지난해 모바일 게임은 1조2004억원으로 전년보다 38% 줄었다. PC 게임도 3651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줄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TL의 성과도 부진했다. 이에 '신작 출시' 효과를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2023년 연간 및 4·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출시 후 TL 성과가 여러 가지 지표가 시장에서 생각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 건 잘 인지하고 있다"며 "콘텐츠 난이도 조절이나 조작 편의성, PvE(이용자 대 환경) 콘텐츠 밸런스 문제로 인해 초반에 리텐션(재방문율) 비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말했다.

올해 엔씨는 TL의 글로벌 출시와 다양한 신작 출시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홍 CFO는 "TL팀은 요구 사항을 들어 최적화 작업 지속 진행하고 있고 리텐션 지표가 많이 개선되고 있고 해외에서 TL이 새로운 실적과 지표를 창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해외 이용자 관심이 굉장히 크고 서구권의 이용자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지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TL 글로벌 출시에 변화가 없고 아마존이 퍼블리싱을 맡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전략상 글로벌 경쟁작을 고려해 최적의 시기를 결정해서 발표할 것이고, 이미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고 귀띔했다.

또 프로젝트 BSS, 배틀크러쉬 등 신규 게임도 올해 상반기 말 선보인다.

아울러 자체 개발 게임뿐 아니라 새 IP 판권 확보, 퍼블리싱 사업 강화 등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쌓을 예정이다. 실탄도 충분하다. 홍 CFO는 "현금 밸런스가 1조9000억원 정도 된다. 부동산이나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도 많다"며 "인수합병(M&S)이나 새 IP를 취득하는 등 여러가지 방면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IP들을 어떻게 활용해서 스핀오프 형태로 출시, 매출을 증대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을 타깃으로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유통될 수 있는 게임도 준비할 방침이다. 홍 CFO는 "해외 시장 나가보면 콘솔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전반적으로 플랫폼 다각화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며 "비즈니스모델(BM)도 글로벌 시장에 맞춰서 전략 다각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력에도 상황은 역행 중" 따끔한 질타에 "대책 마련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고개 숙인 엔씨, 올해는 신규 IP로 글로벌서 승부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제공

한편 이날 엔씨가 실적 및 경영 관리 차원에서 반성해야 한다는 질타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컨퍼런스콜에서 "엔씨가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상황은 역행하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IR자료에서부터 게임별 매출 자료를 제시하지 않는 점, 김택진 대표가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연봉과 성과급을 가져가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엔씨 측은 적극 해명했다. 게임별 매출이 이번주터 공개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홍 CFO는 "전 세계 게임 회사 중 엔씨처럼 발표하는 곳이 없었다. 트렌드를 따라고자 한 것이고 게임별 매출을 숨기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경영진 보수와 관련해서는 "연봉과 성과급은 보상위원회를 통해 모든 게 이뤄지고 있고 회사가 관여하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추후 주주총회 같은 다른 경로를 통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인력 규모와 구성에 대한 지적도 따랐다.
게임사답지 않게 현재 엔씨 전체 직원이 5000여명 인데 그중 경영 관리 직원이 1500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또 현 상황에서 감원 등 비용 효율화보단 추가적으로 5800억원 규모의 ‘글로벌 RDI센터(가칭)’를 세우는 것이 납득 어렵다는 내용이다. 홍 CFO는 "방만한 것을 줄이려고 지금 계속 노력하고 있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