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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하며 서울대 법대 입학...'현대판 신사임당' 이태영 인생 재조명

서울대 1호 여학생이자 대한민국 1호 여성 변호사
'5만원권' 신사임당 이어 2위 인물
항일운동에 호주제폐지운동까지 수많은 사회운동 이끌어

모유수유하며 서울대 법대 입학...'현대판 신사임당' 이태영 인생 재조명
2000년 12월 13일 방영된 KBS '수요기획' 속 이태영 변호사의 모습. 사진=KBS '수요기획' 방영분 캡처


[파이낸셜뉴스] 서울대학교 1호 여학생이자 대한민국 1호 여성 변호사 이태영씨의 인생이 설 연휴 장안의 화제다.

10일 방송가에서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이자 독립운동, 인권운동, 민주화운동에 큰 기여를 한 사회운동가 이태영씨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과몰입 인생사'에서 이 변호사의 인생을 재조명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1914년 8월 출생해 이화여자전문학교 가사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도산 안창호와의 인연으로 독립운동가였던 남편 정일형씨와 결혼했다. 이후 광복까지 항일활동을 했다.

해방 이후 법 공부를 원했던 본인의 의지로 1946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놀라운 점은 당시 이 변호사의 나이는 32살, 세 아이의 엄마였다. 또 임신 상태로 매번 학교에서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며 입시 공부를 이어갔다.

이 변호사는 1952년 제2회 고등고시 사법과에 유일한 여성으로 합격했다.
이후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추천으로 최초의 여성 판사 문턱에 갔지만 남편이 야당 의원이라는 이유로 결국 판사 임용에 실패한 뒤 변호사가 됐다.

이 변호사는 △가정법원설립청원 △호주제폐지운동 △동성동본결혼가능운동 등 당시에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진보적 가치를 내걸며 수많은 사회운동을 이끌었다.

이 변호사는 사후 5만원권 인물 선정작업이 이뤄질 때 국회 여성의원을 상대로 한 여성인물 적격성 설문에서 신사임당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