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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자신의 반 학생들에게 막말하고 신체적 학대를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1부(성금석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선고유예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명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사인 A씨는 2022년 자신이 담임을 맡은 2학년 반 학생 2명에게 수차례 막말과 상해를 가해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급식을 먹기 위해 손을 씻고 온 피해자 B양(당시 7세)에게 "더러운 손으로 주걱을 만지면 어쩌냐"며 손등을 때리는 등 신체적 학대를 했다.
A씨는 수학문제를 잘 풀지 못한다는 이유로 B양의 목을 잡고 흔들기도 했으며, 만들기 수업에서 B양의 작품을 손으로 뜯고 "아유 뱅뱅?(Are you bang bang?)"이라고 말하는 등 수업을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반 학생인 C군(당시 7세)이 이 같은 사실을 부모님께 알리자 A씨는 '고자질쟁이'라고 꾸짖으며 C군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기도 했다.
1심은 "이 사건 범행의 죄질과 범정이 나쁘고, 피해 아동들의 부모가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 불리한 정상이 있다"면서도 "A씨는 초범이고 이 사건 범행들을 인정하며 모두 반성하고 있는 점, A씨가 피해 아동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들을 저지르게 됐으므로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해 A씨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판시했다.
선고유예는 검찰이 기소했지만 재판부가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선고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아예 선고를 면해주는 제도로 유죄로 인정되나 전과기록은 남지 않는다.
이에 검찰은 A씨의 1심 형이 너무 적어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은 "아동을 보호하고 아동학대범죄를 신고할 의무가 있는 피고인이 피해아동들에게 신체·정서적 학대행위를 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전히 피해아동들에게 용서 받지 못하고 학부모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양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꼬집으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1심의 선고유예로 미부과했던 취업제한 명령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아동학대범죄의 예방 효과,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피고인에게 아동관련 기관에 취업제한을 명해서는 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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