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하기 어려운 직장인들
주말이나 연휴 이용해 밀린 잠 몰아 자는 경우도
생체리듬과 수면리듬 깨지면 오히려 더 피곤해져
[파이낸셜뉴스] 우리 사회에서 주중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직장인은 많지 않다.
쉬는 날 몰아자는 습관, 더 큰 피곤함 불러와
일이 많아서 늦게 퇴근하거나, 회식을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자기계발을 위해 운동을 하고 밤 시간을 이용해 영화나 드라마, 책 등을 보는 등 수면보다 활동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 주중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그 보상으로 연휴나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는 사람들이 많다. 쉬는 날 오전 대부분을 자는데 할애해 수면을 보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밀린 잠을 몰아서 자면 수면 패턴을 망치고 오히려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잠을 자고, 수면을 취할 때에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활동을 제외한 모든 신체 활동이 휴면 상태에 들어간다. 잠을 자면 깨어 있는 동안의 피로 등이 회복된다. 잠을 몰아서 자는 것도 피로 회복을 위한 선택이다.
수면 리듬은 인간의 생체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면 패턴이다. 인간의 몸은 자연적으로 하루 24시간의 일주기 리듬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러한 수면 패턴을 깨고, 낮에 자거나, 밤낮이 바뀐 수면을 한다면, 많은 시간을 자더라도 피곤이 풀리지 않아 더욱 피곤할 수 있다.
특히 연휴 간 늘어난 수면 시간으로 인해 수면-각성 리듬이 깨지면 의욕 및 집중력 저하, 학습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지속될 경우 일주기 리듬이 망가져 불면증이 생기거나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몰아서 자는 습관, 일시적인 대응책일 뿐"
실제로 미국 MESA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생이 30% 증가, 심혈관질환은 2배까지 증가했다. 또한 영국 바이오뱅크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는 수면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들은 불규칙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20~48% 감소했고, 이는 수면 부족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욱 강력했다.
선우준상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만성수면부족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 자는 경우가 흔한데 이를 주말보충수면(weekend catchup sleep)이라고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말보충수면은 만성수면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지만, 일부 경감시키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주말보충수면은 일시적인 대응책일 뿐, 장기적으로는 주중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상적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수면 시간이 한 번 무너지면 바로 잡기 어려운데, 이때 잠드는 시간을 가지고 리듬을 되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시간을 가지고 조절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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