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민선8기 시작부터 1년 7개월간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온힘
총선 앞두고, 한동훈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 발의 약속
더불어민주당, 경기북도에 '무관심'
경기도 총선 후보들과 '공통공약 추진'...당론에 따라 참여 여부 결정될 듯
김동연, 한동훈 그동안 뭐했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정치 흙탕물 속 들어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이름 공모전. 경기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기득권을 버려가며 추진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더불어민주당의 무관심 속에 국민의힘의 4월 총선 공약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도 내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수십년간의 논란 끝에 김 지사가 처음으로 주민투표까지 요청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비협조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지역을 방문, 김포시 서울편입과 경기분도를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그동안 힘써 온 경기도의 노력들이 '정치 쟁점화'로 변질되고 있다.
경기도, 4월 총선 공통공약 추진...선관위 단순 제안·건의만 가능
경기북도 문제와 관련, 경기도는 4월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공통공약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야는 물론, 경기북부지역에서 출마하는 후보자들과 연대해 새롭게 구성되는 22대 국회에 진출한 의원들로부터 경기북도 설치에 대한 지지를 미리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판단은 소극적이다.
경기도 선관위 관계자는 "협약식 등 공식적인 행사는 불가하다는 판단으로, 지금까지처럼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제안서나 건의서, 자료집 전달 등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3월 중순 후보들이 결정되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공통공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론에 따라 참여 여부가 결정될 전망으로, 적극적인 연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4월 총선에서 '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통공약 운동'을 전개하겠다"며 "후보자들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공통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 결과를 통해 민의를 확인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국회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한동훈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 발의...민주당은 '무관심'
이같은 경기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북도'가 아닌 '경기분도'를 먼저 정치쟁점화 한 것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을 발의해 추진할 것"이라며 "두 문제를 똑같은 비중으로 하고 집권여당으로 반드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시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과 경기 분도를 병행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기도의 쟁점을 국민의힘에서 가져가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경기도의 어마어마한 행정구역 체제로는 경기북도 이익을 반영하고 개선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록 우리가 먼저 시작한 말은 아니지만 경기분도 문제를 적극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분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적으로 싸우면 안 될 것이고 야당과 충분히 협상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할 것"이라며 "지난 대선 이재명 대표가 경기 분도 반대 입장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부분에 대해 답변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에서는 아직까지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관련한 어떤 입장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정부시를 방문,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을 발의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김동연, 한동훈 그동안 뭐했나..."경기북부특별자치도 정치 흙탕물 속 들어가"
경기북도와 관련해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다름 아닌 김동연 경기도지사다.
김 지사는 지난해 9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법적 절차인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하는 등 취임 이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의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경기북도' 문제를 4월 총선 전에 급작스럽게 이슈화 하는 것에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사안이 정치적 흙탕물 속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개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한 위원장의 행태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하는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경기도는 경기북도 추진을 위해 지난 1년 7개월 동안 시간을 투자해서 준비를 해 왔다.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했고, 90회 넘는 공청회를 했고, 지난해 9월 직접 총리를 방문해서 주민투표를 요청하기도 했다"며 "여기에 대한 진정성이 있었다면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인지' 심각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경기도 일부 지자체의 서울편입과 경기북도를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북부특별자치도와 김포 서울 편입 문제는 양립이 불가능하다"며 "경기도의 일부 시가 서울로 편입하게 되면 경기도가 작아지고 쪼그라든다. 부산으로 가는 하행선을 타면서 서울 간다는 얘기와 똑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북도 문제는 4월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힘의 정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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